호시노 미치오 1996년 7월 22일 러시아 캄차카 반도 쿠릴 호에서 TBS 프로그램 취재. 8월 8일 쿠릴 호반에서 불곰의 습격으로 사망. 향년 43세. 대학 새내기를 나던 여름, 토막으로 접한 글에서 호시노 미치오를, 캄차카를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고 궁금했다. 호시노 미치오라는 사람이, 캄차카라는 곳이. 10대 후반 청년시절 알래스카로 떠난 이래, 20여 년간 알래스카의 자연을 시처럼 담아낸 세계적인 야생사진가. 한동안 '알래스카 이야기'를 비롯한 호시노 미치오의 자취를 쫓아다녔다. 야생사진가라는 그의 삶, 그가 사랑했던 알래스카와 캄차카를 알게 된 후부터 이곳에 꼭 가보고 싶다는 열망, 꿈에 사로잡혔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 하더니, 진실이다. 2008년 여름, 캄차카 땅을 밟아볼 수 있는 ..
적도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영원히 녹지 않을 것 같던,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이 사라지고 있다. 『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 연구진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2007년 현재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은 지난 1912년 최초 조사 시점 당시 측정됐던 면적에 비해 85% 수준으로 축소됐다. 이와 함께 2000년부터 2007년 사이에는 만년설의 융해 속도가 빨라지면서 전체 면적이 26%나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끝으로 현재 추세라면 13~24년 뒤에는 완전히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예측을 덧붙였다. 』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탐욕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의 희생양이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이 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유엔 환경계획(UNEP)의 닉 너톨 대변인은 현재 진행중인 지구 온난화의 가장..
스텔라 포인트를 지나 스와힐리어로 '자유'를 뜻하는 우후루(Uhuru)를 향해 간다. 우후루는 킬리만자로의 정상으로 곧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높은 곳인데, 굳이 '자유'라고 명명한 까닭은 무엇일까? 아침 햇살이 고독한 대지를 따스하게 어루만진다. 따스한 빛이 있기에 고되고 외로운 길이 고독하지 아니하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서 순백의 만년 빙하를 만나는 감동 상상이 되십니까? 수 만년의 시간과 태양, 바람, 물이 빚어낸 대자연의 걸작 순백의 백치미 신만이 빚어낼 수 있는 공간, 이 시간을 걷는 나그네는 행복하다. 비록 숨이 목까지 차오르고 두 발은 돌덩이처럼 무겁더라도 말이다. 킬리만자로의 만년 빙하가 지구 온난화로 인해 25년 안에 사라진다는 유엔 환경계획(UNEP)의 발표가 있었다. 킬리만자로의 역..
00:00 AM. 키보 산장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킬리만자로의 정상, 우후루 피크를 향해 나선다. 밤이라 기온은 낮지만 바람이 잔잔해서 걷기에 좋은 날씨이다. 길만스 포인트까지 가파른 화산재길을 계속 올라야하는데, 가이드를 비롯한 일행들의 표정에 결의가 깃든 긴장이 감돈다. 랜턴 불빛에 의지해 어둠을 헤치며 걸은지 6시간 만에 길만스 포인트(Gilman's Point, 5681m)에 다다른다. 길만(Gilman)은 이 곳을 최초로 찾았던 탐험가인데, 그의 이름을 지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정상의 8부 능선인 키보 분화구에 올라 붙었고, 더 이상 가파른 오르막길은 없지만 5,681미터라는 벅찬 고도와 바닥을 드러내는 체력으로 인해,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에서 이겨야 정상에 발을 딛을 수 있다. 06: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