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내, 가느다란 요철 하나 쥐고 컴컴한 동굴을 헤매인다. 한 사내, 누런 것을 캐어 밖으로 나온다. 입가가 살짝 올라간 채, 눈을 비빈 사내는 다시 동굴로 들어간다. 적막한 동굴에 사르륵, 사르륵, 발자욱 소리가 울려 퍼진다. 마침내, 수리야로 누런 것을 모두 캐어낸 사내는 '앗차?'라고 나즈막히 묻는다. 사내의 손바닥에서 실바람에 날려가는 누런 것, 그것은 사금(砂金)이다. 빵 한 조각, 짜이 한 잔과 바꿀 수 있는 사금. 다시, 한 사내는 아비처럼, 할배처럼, 할배의 할배처럼, 사금을 찾아 거리를 서성인다. - '수리야'는 '태양', '앗차'는 '좋아', '짜이'는 '차'라는 의미의 힌디어입니다. -
오후만 있던 어느 날, 뉴 델리역에서 메트로(Delhi Metro)를 타고 챤디 쵸크역을 향한다. 챤디 쵸크역은 인도 북부로 가는 기차가 출발하는 올드 델리역과 근접해 있고, 붉은 성(Lal Qila), 저마 머스짓(Jama Masjid), 챤디 쵸크(Chandi Chowk), 마하트마 간디 공원(Mahatma Ghandi Park) 등 올드 델리의 고대유적과 사원, 관광명소가 밀집해 있는 곳이다. 올드 델리의 중심거리이자 화려한 쇼핑지역이기도 한 찬디 쵸크로 나오니, 제일 먼저 '시스간즈 사힙 구루드와라'가 눈에 띈다. 구루드와라는 시크교의 예배장소로, 시크교도 뿐만 아니라 찾는 이들에게 음식(짜파티와 짜이)를 무상으로 한껏 내어준다. 멀리 무굴 제국의 붉은 성과 가우리 샹카르 힌두 사원, 디감바라 자..
인도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이자 수도인 델리, 인도를 찾는 여행자들이 통과의례로 들러가는 델리의 빠하르간지, 메인바자르. 2002년 붉은 악마의 함성이 한창 온세상을 울릴 때 찾아든 이후, 7년 만에 다시 찾아온다. 뜨겁게 작렬하는 태양과 숨막히는 후텁텁한 공기, 수많은 사람들과 릭샤, 차가 뒤엉켜 소란스럽고 북적대는 거리는 변함없다. 처음, 인도를 꿈꾸다 델리 메인바자르에 찾아들었을 때 느꼈던 혼란과 어리둥절, 불안해 하던 모습이 스쳐 지나간다. '꿈꾸고 동경해오던 인도는 이런 게 아니었는데, 잘 못 온 것 아닌가?!' 인도를 단박에 느끼고 볼 수 있다고 해도 과장되지 않은, 메인바자르에서 나그네의 일상을 꾸려가는 것은 여행자들의 통과의례이자, 인도 여행에 필요한 기술과 요령을 배우는 일종의 인..
줄레이~! 조르바입니다. ^^ 지금 인도 북부에 레(Leh)라는 곳에 와있는데, '줄레이'는 이 지역 인사말입니다. 아침, 저녁, 만나고 헤어질 때 '줄레' 또는 '줄레이'라고 인사를 합니다. 거의 한달 여만에 소식을 올리네요. 그동안 인도 북동부에 있는 라훌-스삐띠 계곡의 곰파(불교사원)을 둘러보고 잔스카르 트레킹을 며칠 하다보니, 오지에만 있어서 좀체 인터넷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 뭐, 저는 건강하고 즐겁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일이 생겨서 8월 초에 한국에 돌아갑니다. 돌아가자마자 또 짐을 꾸려 아프리카로 떠나야 하지만요. ^^; 여기 인터넷이 워낙 느리고, 윗동네라 요금이 비싸서, 일단 제 사진만 올립니다. 실은 저의 어머니께서 면상 좀 올리라고 성화셔서,, 셀카를 찍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