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여섯 시간의 대장정으로 인해 눕자마자 곯아떨어졌다가 눈을 뜨니 어느새 하늘은 맑고 푸르게 열려 있다. 날이 어두워진 후에 몬도칸 말로칵(Mondokan Malokak, 2000m)캠프에 들어와서 주변을 못보았는데 양철지붕을 얹은 정자 비스무리 한 것은 어김없이 있다. 휴식터의 실존을 증명하려는 듯이... 일행들도 깨어 여유롭게 아침을 맞는다. 린자니 국립공원에는 산장이나 롯지가 없어서, 2박 3일간 텐트 캠핑을 해야만 한다. 트레킹 가이드를 비롯한 포터 등 현지 스텝들은 객(客)의 식사가 끝난 후에야 식사를 한다. 우리처럼 쌀이 주식인데, 접시에 쌀밥과 약간의 야채를 얹고 손으로 버무려서 먹는다. 나무장작을 때워서 불을 지피기 때문에 저렇게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난다. 끼엑끼엑, 끽, 끽... 이상한 ..
인도네시아 롬복 섬에 있는 린자니 화산(Gunung Rinjani, 3726m)은 1847년 9월에 첫 폭발을 한 후 2004년 10월 1일의 폭발을 마지막으로 현재는 쉬고 있는 휴화산이다. 앞서 소개했듯이 태초의 아름다운 자연과 독특한 경관으로 인해 전세계 트레커들을 매혹하고 있는 화산이다. 트레킹을 하면서 화산의 정상을 오르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린자니에 가면 꼭 봐야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타원형의 거대한 칼데라 호(湖), 세가라 아낙(Segara Anak Lake)와 칼데라 호 중심에 있는 화산 속의 화산, 바루(Gunung Baru, 2363m)이다. 세가라 아낙(Segara Anak Lake)는 린자니 화산이 폭발할 때 생성된 칼데라 호이다. 해발고도 2,000m에 위치하고, 수심이 최..
새벽 2시 반 기상. 하늘은 별이 총총하게 빛나고 맑은데 바람이 강하게 분다. 스프 한사발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정상을 향한 채비를 한다. 어둠을 가르면서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랜턴은 필수고, 화산이기 때문에 스패츠와 스틱도 준비해야 한다. 린자니 정상(3,726m)까지 4~5시간, 하산하는데 2시간, 총 6~7시간을 걸어야 하므로 물과 간식도 넉넉하게 챙겨 넣는다. 3시 반. 대원들이 모두 모여 '화이팅!'을 외치고 정상을 향한다. 캄캄한 새벽에 나서서 추위와 졸음과도 싸워야 하는데 처음부터 급경사에 화산재와 자갈길이어서 3보 전진에 1보 후퇴가 반복된다. 출발한 지 2시간 여 만에 가파른 오르막을 다 올라섰을 즈음 등산로 왼편의 발리 해에서 여명이 밝아오며 해가 시나브로 떠오른다. 해돋이의 장면은 ..
인도네시아 롬복 섬, 린자니 정상을 향하는 길에... On the Mt. Rinjani in Lombok, Indone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