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루 피크를 향해 올라갈 때는 보지 못했던 하늘과 구름이 뒤돌아 서니 보인다 이른 아침의 신선한 바람을 타고 구름이 파도처럼 넘실거리고 한켠에서는 뭉게구름이 히말라야처럼 거대한 산군을 이루며 솟아 있다 마웬지(Mawenzi, 5149m)는 구름을 병품삼아 장엄한 자태를 빛내고 킬리만자로의 만년 빙하도 뒤질 세라 한 자리를 맡아 구름 위의 산책을 더욱 아름답게 한다 이들로 인해, 이 길을 걷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과 구름을 벗하고 쉬엄쉬엄 걷다보니, 길만스 포인트에 다다른다 길만스 포인트에서 발 아래 드리워진 구름의 향연을 만끽하며 쉬어간다 풍광에 취해 한량마냥 늘어져 있으니 동행한 친구가 이제 그만 내려가자고 손짓한다 길만스 포인트부터 키보 산장까지는 돌무더기와 화산재로 된 가파른 내리막길이 계속된다 ..
적도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영원히 녹지 않을 것 같던,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이 사라지고 있다. 『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 연구진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2007년 현재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은 지난 1912년 최초 조사 시점 당시 측정됐던 면적에 비해 85% 수준으로 축소됐다. 이와 함께 2000년부터 2007년 사이에는 만년설의 융해 속도가 빨라지면서 전체 면적이 26%나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끝으로 현재 추세라면 13~24년 뒤에는 완전히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예측을 덧붙였다. 』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탐욕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의 희생양이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이 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유엔 환경계획(UNEP)의 닉 너톨 대변인은 현재 진행중인 지구 온난화의 가장..
스텔라 포인트를 지나 스와힐리어로 '자유'를 뜻하는 우후루(Uhuru)를 향해 간다. 우후루는 킬리만자로의 정상으로 곧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높은 곳인데, 굳이 '자유'라고 명명한 까닭은 무엇일까? 아침 햇살이 고독한 대지를 따스하게 어루만진다. 따스한 빛이 있기에 고되고 외로운 길이 고독하지 아니하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서 순백의 만년 빙하를 만나는 감동 상상이 되십니까? 수 만년의 시간과 태양, 바람, 물이 빚어낸 대자연의 걸작 순백의 백치미 신만이 빚어낼 수 있는 공간, 이 시간을 걷는 나그네는 행복하다. 비록 숨이 목까지 차오르고 두 발은 돌덩이처럼 무겁더라도 말이다. 킬리만자로의 만년 빙하가 지구 온난화로 인해 25년 안에 사라진다는 유엔 환경계획(UNEP)의 발표가 있었다. 킬리만자로의 역..
00:00 AM. 키보 산장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킬리만자로의 정상, 우후루 피크를 향해 나선다. 밤이라 기온은 낮지만 바람이 잔잔해서 걷기에 좋은 날씨이다. 길만스 포인트까지 가파른 화산재길을 계속 올라야하는데, 가이드를 비롯한 일행들의 표정에 결의가 깃든 긴장이 감돈다. 랜턴 불빛에 의지해 어둠을 헤치며 걸은지 6시간 만에 길만스 포인트(Gilman's Point, 5681m)에 다다른다. 길만(Gilman)은 이 곳을 최초로 찾았던 탐험가인데, 그의 이름을 지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정상의 8부 능선인 키보 분화구에 올라 붙었고, 더 이상 가파른 오르막길은 없지만 5,681미터라는 벅찬 고도와 바닥을 드러내는 체력으로 인해,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에서 이겨야 정상에 발을 딛을 수 있다. 06: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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