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의 산자락이 구름과 맞닿은 곳에 호롬보 산장(Horombo Hut)이 있다. 해발고도 3,720미터, 킬리만자로의 중턱에 자리한 호롬보 산장은 트레커들이 정상에 오르기 위해, 그리고 정상에 다녀와서 쉬어가는 관문, 통과의례이다. 킬리만자로에 다녀온 사람들이 정상인 우후루 피크에 관해서는 이야기해도 이곳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는다. 산을 오름짓의 과정이 아니라, 정상을 딛는냐, 마느냐하는 결과에 연연해하는 사람이 그러하다. 하지만 호롬보에서 널따란 돌멩이에 걸터앉아 느긋하게 아침을 맞이해본 사람은 말한다. 파란 하늘아래 구름바다가 넘실거리고 구름바다 사이로 활기찬 일상이 흐르는 아침을 맞아본 사람은 말한다. '이 얼마나 찬란하고 멋진 아침인가!'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구름을 뒤로 하고 호롬보 산장을 향합니다. 황야를 가로지르는 길은 평평하고 곧아서 좋지만, 3,000m가 넘는 고지대라 걷기가 수월치 않습니다. 시나브로 구름이 밀려오는가 싶더니, 키보 분화구와 우후루 피크를 제 속으로 감추어 버립니다. 그리고 온 세상을 부드러이 어루만지기 시작합니다. 하늘이 닫히니, 발 아래 세상으로 시선이 향합니다. Moorland - 히스(Heath)라는 관목이 무성한 황야, 황무지. 대부분의 자료에서 지금 가로지르고 있는 지대를 'Moorland'라고 표현합니다. 고로, 이 지역에 자라고 있는 키작고 푸른 나무들이 '히스'라는 관목입니다. 이렇게 푸름이 짙은데 황야라니, 얄팍한 상식으로 '황야'라는 것은 쉬이 납득이 가지 않지만 말입니다. ^^; 수시로 옷을 ..
안녕하세요~~ 조르바입니다. ^^/ 오랫동안 자리를 비웠음에도 불구하고 찾아주셔서 격려를 해주신 블로거님들 덕분에 즐거이 여행하고, 건강히 돌아왔습니다. 엊그제 돌아와서 이틀간 쉬고(실은 돌아온 날부터 새벽까지 달렸다가 뻗어있었다지요.) 이제사 정신 가다듬고 인사드립니다. 여행을 하면서 외롭다 싶을 때, 블로거님들의 격려 한마디가 큰 힘과 위안이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여행하며 찍은 사진들을 다시 보면서 그 시간들을 되새김하는데, '참으로 재미나고 즐거웠던 여행이었다'라고 생각합니다. 경이롭고 아름다웠던 풍광에 흠뻑 물들었던 순간들도 좋았지만, 여행의 묘미는 역시 사람과의 만남이 아닌가 싶습니다. 네팔 히말라야에서 만났던 순수한 사람들과 카트만두에 있을때 친형제처럼 챙겨주었던..
억수로 운수 좋은 날, 아프리카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을 걷습니다. 나자르도 엄지손가락을 곧추 세우며 맘보 피아(Mambo Pia)라고 외칩니다. 맘보 피아는 우리말로 '더없이 좋다'는 뜻입니다. 파란 하늘과 찬란하게 빛나는 하이얀 구름, 아름드리 관목이 어우러지고 킬리만자로의 상징인 키보(Kibo)와 마웬지(Mawenzi)가 한 눈에 들어오는 길. 그리고 길가에는 수줍은 미소를 머금은 꽃이 피어있는 황톳빛 길. 이 길을 '아프리카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고 불러봅니다. 아프리카의 모든 곳을 가보지 못했지만, 지금 이 순간 만큼은 이 길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길의 뒷자락에도 멋드러진 구름이 펼쳐져 있습니다. 뭉 실 뭉 실 이처럼 아름다운 길은, 무거운 짐을 이고 가는 사람도 환하게 미소짓게 합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