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빈드라나드 타고르의 '기탄잘리' 한 권과 빈 노트, 최소의 옷가지를 챙겨서 막연하게 꿈꿔왔던 인도를 찾아간다. 타인만이 가득한 그 곳에서 치열하게 자신과 마주보기 위해 홀로 떠난다. 델리에 첫 걸음을 내딛는 순간 후텁지근한 공기가 온 몸을 감싼다. 공기뿐만 아니라 바람, 대지, 모든 것이 끈끈하고 무덥다. 전혀 생각치 못했던 불쾌한 공기가 다른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두려움으로 모두 치환시켜버린다. 잠시 멍하게 서있다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 한국사람과 함께 택시를 잡아타고 델리 시내로 들어간다. 델리의 거리는 수많은 사람들, 소와 동물, 차와 릭샤로 활기차고 분주하다. 그들은 작열하는 태양이 무안하도록 아무렇지 않게 오랫동안 이어온(그리고 변함없이 지켜갈 듯한) 일상을 채우고 있다. 고래고래 소리치는 ..
열대우림을 지나면서 키작은 나무들이 많아지더니 저 멀리 구름이 발아래로 보입니다. 머리위에도 구름, 발아래에도 구름. 구름과 구름사이를 걷습니다. 산길을 따라 오르고 또 오르고. 아프리카 대륙의 최고봉답게 산세가 넓고 큽니다. 이름모를 야생화는 가는 길 마디마디에서 우릴 반겨줍니다. 시라캠프, 하루의 고된 산행을 마치고 야영준비를 합니다. 저 뒤에 키보분화구가 구름에 가려있습니다. 하루종일 하늘이 찌부둥하더니 잠시 개입니다. 키보분화구를 중심으로 퍼진 구름이 비상하는 독수리 같습니다.' '어디로 날아갈 꿈을 꾸고 있으십니까?' 마웬지봉과 더불어 킬리만자로의 상징으로 불리우는 키보 분화구 내내 구름에 둘러싸여 있어서 신비로움이 더합니다. 희귀식물인 키네시오 킬리만자리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가파른 길을 오릅..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 도착해서 홍하를 건너 1945년 9월 2일, 호치민이 50만의 군중앞에서 독립선언문을 낭독했던, 그리고 지금은 잠들어 있는 바딘광장을 먼저 찾아간다. 바딘광장 한켠에 있는 사원 베트남 사람들처럼 작지만 단아한 美가 느껴진다. 하노이에서 밤열차(4인 1실)을 타고 10시간 여를 달려 라오카이에 도착한다. 라오카이는 중국의 운남성 허커우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데 남시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한 시간의 시차가 난다. 강물과 함께 시간이 휘리릭 흘러가는가보다. 사파마을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 30분을 이동해서 쯔엉산맥의 주봉, 판시판에 첫 걸음을 내딛는다. 트레킹 첫 날, 열대의 울창한 숲과 계곡을 따라 5시간여를 오른다. 캠프(2,300m)에서 하룻밤 머물고 판시판 정상을 향해 간다. 출..
중국 사천성의 미봉, 쓰구낭산(四姑娘山, 6,250m)은 만년설과 맑고 푸른 하늘, 그리고 울창한 산림과 드넓은 초원의 풍경이 유럽 알프스와 비슷하다고 해서 '중국의 알프스', '동방의 알프스' 라고 불리운다. 최고봉인 幺妹峰(6,250m, 야오메이)를 중심으로 三姑娘山(5,664m, 싼꾸냥), 二姑娘山(5,454m, 얼꾸냥), 大姑娘山(5,355m, 따구냥)의 4개 봉우리가 서로 어깨를 걸치듯이 나란히 솟아 있어서 '四姑娘山(쓰구냥산)'이라고 부른다. 드넓은 초원에 수많은 야생화가 흐드러진 풍경은 백미이며 야크와 말이 초원에서 평화로이 풀을 뜯는 모습 또한 아름답기 그지없다. 비행기에서 바라본 중국의 너른 평야 2007년 6월 1일. 인천고 동문분들과 마파팀을 실은 비행기가 인천을 떠나 성도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