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푸르에서 7시간을 달려 'Blue City'라고 불리우는 조드푸르에 다다른다. 서서히 어둠이 내리고 있는 거리에 수많은 사람들이 흥겨운 풍악을 울리고 신명나게 춤을 추며 다가온다.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니, 새신랑이 결혼할 신부의 집을 찾아가는 길이라고 한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함 들어가듯, 친지와 이웃들이 결혼을 축하하는 거리의 풍습인 것이다. 특히나, 행렬의 중간에 색색의 전등을 밝혀주는 배터리를 실은 차가 함께 가는 것이 재미나다. 그들의 축제를 뒤로 하고 꾸불꾸불한 길을 바람처럼 휙 헤쳐가는 릭샤를 타고 코지 게스트하우스를 찾아간다. '나의 욕망은 허다하고 나의 외침은 간절합니다만, 님은 번번히 완강한 거절로 나를 구하여 주셨습니다.' - 기탄잘리 14 이른 아침, 사막의 한가운데 위엄있게 솟아..
라빈드라나드 타고르의 '기탄잘리' 한 권과 빈 노트, 최소의 옷가지를 챙겨서 막연하게 꿈꿔왔던 인도를 찾아간다. 타인만이 가득한 그 곳에서 치열하게 자신과 마주보기 위해 홀로 떠난다. 델리에 첫 걸음을 내딛는 순간 후텁지근한 공기가 온 몸을 감싼다. 공기뿐만 아니라 바람, 대지, 모든 것이 끈끈하고 무덥다. 전혀 생각치 못했던 불쾌한 공기가 다른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두려움으로 모두 치환시켜버린다. 잠시 멍하게 서있다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 한국사람과 함께 택시를 잡아타고 델리 시내로 들어간다. 델리의 거리는 수많은 사람들, 소와 동물, 차와 릭샤로 활기차고 분주하다. 그들은 작열하는 태양이 무안하도록 아무렇지 않게 오랫동안 이어온(그리고 변함없이 지켜갈 듯한) 일상을 채우고 있다. 고래고래 소리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