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 산장을 출발하기 전에 엄홍길 대장님은 다시 한번 대원들을 격려합니다. '山行은 자신과의 싸움이고, 모두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리라 믿습니다' "옥산을 위해, 우리는 하나다!" 대원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계곡에 울려퍼집니다. 정오의 뜨거운 햇빛을 받으며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대원들의 걸음은 모두 힘차고 씩씩합니다. 높이 올라갈수록 용행호보(龍行虎步), 진정한 리더의 카리스마를 발하는 엄홍길 대장님 숲을 지그재그로 가로지르는 오르막길을 따라 우리의 행진도 'V' 자를 그립니다. 숲을 벗어나자 저 멀리 옥산의 주봉과 장대한 능선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왼편의 뾰족한 봉우리가 바로 옥산주봉(玉山主峰, 3952m)입니다. 길에서 목을 축이며 쉬어갑니다. 고산을 오를 때는..
그렇게 화창하던 하늘이 곰새 구름으로 덮히고 아래에서 가스가 올라와 아쉽게도 옥산의 장엄하고 수려한 능선은 볼 수가 없습니다. 밀려 올라오는 구름속으로 하산합니다. 삶이 그러하듯,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옥산남봉의 능선이 잠시 구름밖으로 얼굴을 비추입니다. 고사목 한 그루, 고독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설악산의 천불동 계곡처럼 수려하기 그지없습니다. 배운 산장에서 컵라면과 도시락으로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몸상태가 좋지않은 두 분과 별동대로 하산합니다. 침엽수가 울창한 능선에 구름이 드리워져 운치를 더합니다. 바다의 흔적, 대초벽을 다시 지나갑니다. 산에 오면 이상하게 바다가 그립다고 말하던 후배가 떠오릅니다. 울창한 숲에 짙은 가스가 드리워져 한 폭의 수목화가 됩니다. '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