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 황야지대를 가로질러 호롬보 산장으로! [Trek 4 만다라-호롬보 산장]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구름을 뒤로 하고 호롬보 산장을 향합니다.
황야를 가로지르는 길은 평평하고 곧아서 좋지만, 3,000m가 넘는 고지대라 걷기가 수월치 않습니다.



시나브로 구름이 밀려오는가 싶더니, 키보 분화구와 우후루 피크를 제 속으로 감추어 버립니다.



그리고 온 세상을 부드러이 어루만지기 시작합니다.



하늘이 닫히니, 발 아래 세상으로 시선이 향합니다.



Moorland - 히스(Heath)라는 관목이 무성한 황야, 황무지.
대부분의 자료에서 지금 가로지르고 있는 지대를 'Moorland'라고 표현합니다.

고로, 이 지역에 자라고 있는 키작고 푸른 나무들이 '히스'라는 관목입니다.
이렇게 푸름이 짙은데 황야라니, 얄팍한 상식으로 '황야'라는 것은 쉬이 납득이 가지 않지만 말입니다. ^^;



수시로 옷을 갈아입는 산신령님의 변덕은, 킬리만자로의 산신령님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듯 합니다.
하지만 하이얀 옷도 고즈넉하니, 좋습니다.



단, 빗방울이 나리면서 으스스해서 그렇지만요. ^^;



적막강산, 까마귀 목놓아 울고



운중보행, 다시 구름속으로 들어갑니다.



이름모를 수수한 꽃과



히스(Heath, 황야에 자라는 관목)가 다정한 길동무가 되어줍니다.



더불어, 계곡도 '졸졸졸' 나즈막히 노래를 불러주니



나그네의 걸음이 더없이 가볍습니다.



호롬보 산장에 도착하기 일보직전,
자이언트 그라운드셀(Giant Groundsel, Senecia Kilimanjari)가 무리지어 반갑게 손짓을 합니다.



호롬보 산장은 자이언트 그라운드셀(Giant Groundsel)의 군락지로 유명합니다.
자이언트 그라운드셀은 자이언트 로벨리아(the endemic giant lobelia)와 함께 킬리만자로에서 가장 흥미로운 식물로 손꼽히는데
'거인'이라는 수식어가 무색치 않게 5m까지 자란다고 합니다.



만다라 산장(Mandara Hut)에서 출발한 지, 6시간 만에 호롬보 산장(Horombo Hut, 3720m)에 도착합니다.



리셉션에 신고를 하기 위해 줄을 섭니다. 이름, 국적, 성별, 인원 등 인적사항을 장부에 적으면
산장 관리인이 인원과 성비에 따라 방배정을 하고, 열쇠를 나누어줍니다.



호롬보 산장은 킬리만자로의 정상인 우후루 피크(Uhuru Peak, 5895m)를 오르기 전과 오르고 난 후,
게다가 고소 적응을 위한 예비일에도 머물기 때문에,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북적됩니다. 

큰 산장은 6인실 2개가 앞,뒤로 붙어 있어서 12명을 수용할 수 있고, 작은 산장은 4인실이 2개로 8명이 숙박 가능합니다.
총 120명의 트레커를 수용할 수 있는 호롬보 산장은 킬리만자로 등반의 요지입니다.



인부들이 새로 짓고 있는 식당의 지붕을 까맣게 칠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붓질과 함께 땅거미가 짙어지면서, 온세상도 검은색으로 물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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