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롬복 섬(Pulau Lombok), 린자니 국립공원 가는 길


롬복 섬(Pulau Lombok)은 인도네시아 소순도 열도, 누사텡가라바라트주의 서쪽, 남위 8˚ 에 위치하고 있다.
서쪽으로 롬복 해협을 사이에 두고 발리(Bali)섬이, 동쪽으로는 아틀라스 해협 너머에 숨바와(Sumbawa) 섬이 있다. 

'끝이 없는 길'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롬보(Lombo)에서 롬복(Lombok)이라는 섬의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전체면적이 5,342㎡로 제주도의 2.7배 정도이고, 동서의 길이가 80㎞에 불과한 섬이
'끝이 없는 길'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니, 아이러니하다.



롬복은 발리처럼 화려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원시자연의 아름다움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섬으로 유명하다.

롬복에서 가장 아름다운 백사장과 석양을 볼 수 있는 셍기기 비치(Senggigi Beach)와 원시자연을 간직하고 있는 3개의 길리 섬(Gili Trawangan, Gili Meno, Gili Air)으로 인해 호핑 섬(Hoping Island)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인도네시아에서 두번째로 높은 화산인 린자니(Mt. Rinjani, 3726m)가 있는 린자니 국립공원(Gunung Rinjani National Park)은 태초의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린자니 트레킹 및 정글 트레킹, 폭포 기슭에서 급류타기 등을 즐길 수 있다.

나는 린자니를 오르기 위해,
트레킹 시작점인 셈바룬 라왕(Sembalun Lawang)으로 해변을 따라 간다.



차로 한 시간 여를 달린 후, 작은 마을에서 쉬어가는데
웃음소리와 물소리가 들려와 찾아가 보니 한 처자가 목욕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낯선 사람들 때문에 수줍어 하는 듯 하더니, 이내 활짝 웃는다.
처자의 몸짓은...! '노바디, 노바디 원츄~'



한편 구석에서는 아낙이 빨래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괜찮아유, 우린 원래 이러케 씻고 빨래하고 그려유~'



학교에 가던 아이들이 우릴 신기한 듯 쳐다보고 있다.
"살라맛 빠기! (Good Morning)"



저 멀리 린자니의 자태가 보인다.
왼쪽의 삼각뿔처럼 생긴 봉우리가 바로 린자니(Mt. Rinjani, 3762m) 정상이다.



푸른 들판을 가로지르는 아스팔트 도로에는
이른 아침부터 오토바이와 자전거가 분주히 오고간다.



건물을 증축하고 있는지, 학교 주변은 수선스럽고 산만한데
아이들은 마냥 천진난만하고 즐겁기만 하다.



잠깐 스치고 지나가는 만남이었을 뿐인데
아이들은 팔이 떨어져라 끝까지 손을 흔들어 준다.



후미진 산골마을에서도 독립 기념 걷기대회 준비가 한창이다.

인도네시아 독립 기념일은 우리와 달리 8월 17일이다. 1945년 8월 17일을 독립 기념일로 기리고 있다.
독립한 년도, 월, 일에 맞춰 초등학생은 8km, 중학생은 17km, 고등학생은 45km를 걷는데, 
8월 15일~17일 삼일에 거쳐 전국적으로 걷기대회가 열린다고 한다.



차가 털털거리며 오르막을 한동안 올라가니, 푸르른 발리 해(海)가 한눈에 들어온다. 
어디까지가 하늘이고, 어디서부터가 바다인지...



세 시간 여를 달려 셈바룬 라왕(Sembalun Lawang, 1156m)에 도착한다.



기다리고 있던 포터들이 다소 경계심 어린 눈빛으로 이방인들을 바라본다.
"살라맛 시앙!(Good day)"

p.s. 인도네시아에서는 시간대별로 인사말이 다르다.
이른 새벽에는 '빠기 빠기', 7시부터 11시까지는 '살라맛 빠기', 11시부터 3시까지는 '살라맛 시앙',
3시부터 7시까지는 '살라맛 소레', 해가 져서 어두워지면 '살라맛 말람'이라고 인사한다.



다들 짐을 챙기고 꾸리느라 분주한데
집 앞에 두 아낙은 아이를 품에 안고 한가로이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도로에 접한 건물의 뒷집은 바로 전형적인 농가이다.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말을 걸어보고 싶은데, 인사말 빼고는 소통 불가... ^^;



이른 아침에 나섰는지, 해가 중천에 뜨기도 전에
머리에 장작을 지고 내려오는 아낙



푸른 하늘 아래 우뚝 솟아있는 린자니가 어서오라고 손짓을 하는 듯 하다.



린자니에 걸친 구름도 어서 오라고 눈짓을 한다.



아유 레뒤? 고럼 렛츠 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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