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칼 호수를 바라보면서 바다를 느꼈다. 머리속으로 그려왔던 것보다 훨씬 넓고 깊은... 바다였다. 날이 궂어서 맑고 푸른 바이칼은 보지 못했지만, 충만하고 행복했다. 바이칼의 소리를 듣는 것으로
체르스키 픽 트레킹을 마치고 자작나무 숲에 자리잡은 욜로츠카에서 하룻밤 머물렀다. 시베리아에 널리고 널린게 자작나무라고 하지만, 자작나무 숲에서의 한잠은 색다른 멋과 낭만을 안겨주었다. 욜로츠카는 러시아 전통 통나무집으로, 우리 나라의 펜션과 비슷하다. 자작나무 숲 곳곳에 통나무집이 자리잡고 있는데, 통나무집은 대부분 2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욜로츠카 한 동에 60여 개의 방이 있어서 120여 명이 한 동에 숙박할 수 있다. 방은 2인 1실로, 따끈한 물이 나오는 샤워실이 딸려 있고 아늑하다. 욜로츠카 앞에는 목탁이 놓여있는데, 목탁에서 자작나무 숲의 내음을 맡으며 구워먹는 샤슬릭이 일품이다. 부슬비가 내리는 자작나무 숲을 하닐없이 홀로 거닐어 본다. 음~ 조오타! 식당 벽에 '바이칼 호수의 심장', '..
하마르 다반 산맥의 심장이라고 불리우는 하트 호수와 체르스키 픽(2,090m)을 찾아간다. 수십년 전 처음으로 봉우리를 오른 폴란드 여성, 체르스키의 이름을 그대로 붙여서 체르스키 픽이라고 부르게 되었고 체르스키 픽 아래 호수가 있는데, 하트 모양을 하고 있어서 하마르 다반의 심장이라고 불리운다고 한다. 바람을 따라 구름이 걷히며 주변의 능선이 서서히 제 모습을 드러낸다. 조금 전에 보았던 폭포의 원류인 호수가 저 멀리 보인다. 그리 가파르지 않고 부드러운 오르막이 한동안 이어진다. 능선에 오르니 야생화가 만발해 있다. 이리 봐도 야생화, 저리 봐도 야생화... 말 그대로 꽃천지이다. 엄마의 품처럼 보드랍게 이어진 능선이 마치 소백산의 능선을 걷는 듯하다. 구름에 덮혀 있는 봉우리가 바로 체르스키 픽인데..
샤먼의 나무가 있는 삼거리에 내려오니 날이 개인다. 시간도 넉넉하니(산에서도 해가 11시 넘어야 떨어진다) 스베따가 폭포의 노래를 들으러 가자고 한다. Come on~! 산허리에는 여전히 구름이 걸려있지만 우리가 가는 길은 이제 쨍~ 허다. 작은 못이 다소곳이 반겨준다. 능선 길보다 야생화가 더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계곡 그 자체도 아름답지만, 부러진 나무가 놓여있어야 더 근사해 보인다. 저만 그런가요? ^^ㅋ 한쪽에 짐을 부리고 폭포의 노래를 들으러 나선다. 그닥 높지 않은 폭포임에 불구하고 목청은 우렁차고 당당하다. 힘찬 아우성은 하얀 포말이 되어 온 산으로 울려 퍼진다. 스베따도 흥이 난 듯 폭포 주변을 기웃거리며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나무 밑둥치에 옹기종기 피어난 이끼들은 무슨 노래를 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