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대한항공을 타고 북경으로 날아와 이르크츠크행 비행기(7B 384)로 갈아타려고 게이트를 찾아간다. 보딩을 받으려고 하는데 항공사 직원이 우리 일행의 자리가 바뀌었다며 다른 자리를 준다. 왜 그러냐고 하니, 밸런스가 어쩌고 저쩌고 하며 아임쏘리. 이런 일이 어디있냐? 따져 묻다가, 별수없이 비행기에 오르는데... 워메, 이 머꼬!? 기내에, 것도 사람들이 앉는 자리에 짐이 실려있는 것이 아닌가! 본디 우리 자리였던 좌석에 저 짐들이 버젓이 앉아있는 것이다. 출장이 잦아 수많은 비행기를 타봤지만 이런 비행기는 실로 금시초문이다. @.@ 이름하야, KrasAir (크라노스야르스크 항공) 찾아간 자리에는 책받침만한 크기에 딱 책받침에 어울리는 코팅을 입혀놓은 안내문이 딸랑 꽂혀있다. 사람은 다 탑승했는..
키나발루(Mt.Kinabalu, 4092.5m) 트레킹을 마치고 '바람 아래의 땅, 축복받은 청정지'라고 불리우는 사바주, 툰구 압둘 라만 해상 국립공원 마무틱섬(Pualu Mamutik)을 찾아간다. 수트라하버 리조트 앞, 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리며 마음은 어린아이처럼 마냥 달뜬다. 바다에서 바라보는 하늘이란, 하악하악 툰구 압둘 라만 해상 국립공원(Tunku Abdul Rahman National Park) 말레이지아 최초의 수상, 툰구 압둘 라만의 이름을 붙여서 지정된 코타 키나발루 해상 국립공원은 가야(Gaya), 사피(Sapi), 마누칸(Manukan), 마무틱(Mamutik), 술룩(Sulug) 등 5개의 섬들로 이루어진 아름답고 평화로운 해상 공원이다. 1974년 주정부에 의해 해상 국립공원으..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 하나님이 가라사대 빛이 있으라 하시매 빛이 있었고 그 빛이 하나님의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나님이 빛과 어두움을 나누사 빛을 낮이라 칭하시고 어두움을 밤이라 칭하시니라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니라 구약성서 창세기 1장 1~5절 크리스찬의 하나님을 믿는 것은 아니지만, 해가 뜨고 지는 풍경을 볼 때마다 성서의 창세기가 떠오른다. (神의 존재를 믿지만, 특정 종교처럼 유일신을 믿지 아니한다. 다신론자에 가깝다고 할까.) 지구가 한바퀴 돌아 제자리에 돌아올 때 빛이 든다고 하는 과학 이상의 그 무엇이 있다고 믿게 된 이후부터 그랬다. 빛이 스며들어 연출하는 장엄하고 경이로운 저 풍광..
산장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짐을 꾸려, 팀폰 게이트(Timphon Gate)를 향해 내려간다. 참, 라반라타 산장 부근의 초목에게 작별인사를 건네고! 간이 대피소에서 잠시 숨을 돌린다. 올라올 때는 비가 왔었는데 지금은 햇빛쨍쨍 이상무다. 메실라우 트레일과 써미트 트레일이 만나는 지점에 당도한다. 신비주의를 고수하는지, 올라올 때처럼 엷은 장막을 드리우고 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여기에서 오른편으로 난 써미트 트레일(Summit Trail)로 접어든다. 라양라양 산장(Layang-Layang Hut, 2702m)에서 담소를 나누며 쉬어간다. 오래되고, 정상으로 가는 길이 가까워서인지 오가는 사람이 많다. 산장까지 짐을 나르는 저 포터뿐만 아니라 외국인 트레커도 종종 마주친다. 팀폰게이트까지 오르막없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