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신나게 뛰논 탓에 갈증이 나서 뒤뜰에 있는 주방에 들렀다가 수줍게 연지를 찍고 있는 안나푸르나를 바라봅니다. 길은 산비탈을 일구어 만든 밭을 부드러이 감고 돌아갑니다. 이른 아침부터 아낙들의 손길이 분주합니다. 하지만 우리네처럼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몸짓이 아닌 여유로움이 자연스레 베어있는 몸짓입니다. 톨카, 지난 2월에 왔던 길을 다시 지나서인지 집 근처에 마실 나온 듯 친근합니다. 구릉족의 전통가옥 훗날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같은 초가 한 채 지어서 한가로이 살고 싶다는 야무진 꿈을 꾸어봅니다. 울타리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 쌍칠년 비암 둘 꼬마와 괭이의 대화 괭이 : 꼬마야, 너는 내 말을 알아듣는데 왜 어른들은 도통 내 말을 못 알아 들을까? 꼬마 : 옛적에는 모두가 말이 통했는데 바벨탑이..
Trek 5 day : 데우랄리-도반-밤부-시누와-촘롱-지누단다 / 총 10시간 예정. 먼 길을 가야하기 때문에 어제의 노곤함이 씻기기도 전에 출발한다. 힌쿠동굴(Hinku Cave) 동굴이라기 보단 쉼터라 해야 적당하지 않을까 싶은 곳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바라보는 전경은 '데레이 라무르처(매우 좋다)' 히말라야 롯지(Himalaya Lodge) 올라오면서 보았던 모습과 사뭇 다른 느낌이다. 이래서 아침때 다르고 저녁때 다른 게 사람 마음이라 했던가. 트래킹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셨던 박현식님 그래도 돌격대 주자로 A.B.C를 밟으셨다. 누군지 참 어여쁘게 만들어 놓았다. 눈때문에 生고생을 하면서도 눈사람을 만들어 놓다니 참말로 운치 있는 사람이다. 마차푸차레의 브이 vs 승은씨의 브이 나는 꼽살이 밤..
Trek 6 day : 지누단다-뉴브릿지-쿰밍-씨울레바잘-비레탄디-나야풀 / 총 7시간 예정. 오늘은 완만하게 오르내리는 길로, 소위 고속도로이다. 지누에서 계곡까지 내려와서 건너는 나무다리 쇠로 번듯하게 만들어놓은 것보다 이런 다리가 더 정겹다. '나마스떼이~ 양치기 소년!' 양치기 소년이라 하기엔 너무 지긋하신가. 하지만 마음에 따라 나이는 먹는거라고 혹자가 말했다지 않은가. 모든 것이 궁한 산속에서 이네들의 일터이자 화수분인 밭 따스한 봄날을 기다리며... 제작년에 쓰구냥산에서 연을 맺고 두번째로 함께 오신 윤한욱님 더 높은 곳으로, 목표를 저 계단처럼 차근차근 오르고 계신다. 선생님이라면 임자체는 물론, 어디든 가실 수 있습니다. ^^ '꼬마야, 뭐하니?, 보면 몰라요?' 자기 팔보다 큰 낫으로 ..
Trek 2 Day : Glade House to Pompolona Lodge 깊은 산속에서 아침종은 누가 울리는가? 밀포드 트랙의 백미, 온갖 새들의 달콤한 지저귐이다. 아침 식사 전에(때론 식후)에 탁자에 놓인 여러 재료로 위대(胃大)함에 맞추어 점심식사용 샌드위치를 만들고, 간식을 챙긴다. 초콜렛, 비스킷 등은 너무 달고, 신선한 과일 두 세 개가 딱 좋다. 8시 30분 부터 자유로이 Let's Go! 15.6km/10miles, 5~6시간의 여유로운 여정이다. Clinton River 밀포드 트랙의 시작점부터 매키넌 패스 아래 클린턴 계곡까지 흐르는 아침부터 이 강을 졸졸 따라간다. 자갈 하나 하나, 송어의 간드러진 몸짓까지 훤히 속내를 드러내 보여주는 강인한 부드러움의 그대 The Wet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