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반라타 산장(Laban Rata Hut, 3273m)에서 바라본 황홀한 운해 순간 하늘 한 켠이 맑게 개인다. 아싸라비아~! 유유자적하고 너무나 자연스러우셔서 마치 만사도통한 거사님 같다. 안개가 말끔히 물러간 자리에 화려하고 다채로운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神의 선물이다. 베란다 의자에 걸터앉아 구름의 자유로운 몸짓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神은 다정하게도 또 하나의 선물을 주신다. 서쪽 하늘을 붉은 물감으로 물들이며, 운해로 가뜩이나 부푼 마음에 카운터 펀치를 날린다. 석양을 바라보는 이 순간, 더할나위 없이 행복하다.
말레이시아 보르네오 사바(Sabah Malaysia's Borneo)에 있는 키나발루(Mt. Kinabalu, 4095.2m)에 다녀왔습니다. 평택산울림 산악회 13분을 비롯해서, 총 24분과 함께했던 3박 5일간(6.4~8)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어제밤 메실라우 네이처 리조트를 찾아올 때, 몽창 퍼붓던 비때문에 밤새 고민이 됐었는데 눈을 뜨니 먹구름이 말끔하게 가시고 맑고 화창한 하늘이 맞아준다. '역시나, 천지신명(天地神明)이 우릴 돕는다!' 메실라우 리조트에 남겨놓을 짐을 정리하고, 도시락과 물을 챙겨서 키나발루 등반입구로 이동해서 현지 가이드, 셀파와 함께 단체사진을 한방 찍는다. '모두 해낼 수 있습니다. 화이팅!' 키나발루 정상(Low' Peak)에 오르는 길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메실라우..
대만은 전 국토의 75%가 산악지대로 되어있고, 대만 중남부의 3개현이 만나는 지점에 옥산(玉山)이 있습니다. 대만에는 중앙산맥, 옥산산맥, 설산산맥, 해안산맥, 아리산산맥 5대 산맥이 있고 3,000m 이상의 봉우리가 무려 240개나 된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동북아시아의 최고봉, 옥산주봉(玉山主峰, 3952m)을 품고 있는 옥산은 대만에서 가장 큰 국립공원입니다. 눈이 쌓인 주봉이 은백의 옥을 닮았다 하여 '玉山' 이라는 이름을 얻었고, 대만사람들은 '위산'이라고 부르며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깔끔하게 단장된 등산로, 등산객들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이 비교적 잘 갖추어져 있어 대만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등산코스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옥산 주봉으로 가는 등산로 중 가장 ..
백목림을 지나서 바로 경사가 급한 오르막을 한 시간여 오릅니다. 3,000m 이상의 고지임에도 불구하고 침엽수가 울창합니다. 산행을 하면서 수많은 나무다리를 지나가는데 주봉 가는 길에는 탑탑가 안부의 1번 다리부터 주봉의 89번 다리까지 총 89개의 다리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기이하게 굽어있는 나무 아래로 지나갑니다. 울창한 나무들이 시나브로 열기를 더해가는 햇빛을 가려주어 시원합니다. 싱싱하고 환한 미소를 짓는 대나무도 종종 만납니다. 바다의 흔적, 대초벽(大峭壁, 3178m) 가이드 말에 의하면 대만의 지각이 융기해서 솟아오른 바위로 옛적에는 바다였다고 합니다. 높이는 50여 미터이고 편마암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늘님에게 일침(一針)을 할 듯 솟아오른 나무 MB에게 시원하게 일침을 놓아 정신 챙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