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사진이 작가의 감성과 상상력을 표현하는 주요 예술작품으로 추앙받고 있지만 개인에게 있어서는 기억의 환생, 기록의 수단으로서 그 가치가 더욱 크다는 것을 지난 사진을 들춰보며 새삼 느낀다. 골똘히 바라보다, 때로는 무심코 담았던 사진과 영혼에 깊이 새겨진 찬란한 기억의 조각들을 추스려 네팔 에베레스트 쿰부 라운드 트렉(또는 Three Pass Trek)을 다시 찾아간다. 루크라(Lukla, 2800m) → 채플렁(Chablung, 2700m) → 타로 코시(Tharo Kosi, 2510m) : 2시간 카트만두에서 루크라까지는 프로펠러 경비행기를 이용해 다가간다. 지리(Jiri)에서부터 걸어서 올라 갈 수도 있는데, 루크라까지 5박 6일이 걸린다. 이 길은 초기 에베레스트 등반팀의 카라반 루트로, ..
하늘을 찌를 듯 치솟아 오른 설봉들이 즐비한 히말라야에서도, 태고의 신비를 엿볼 수 있는 세계 곳곳의 독특한 화산에서도 느낄 수 없는 무엇. 그 무엇이 중국 황산(黃山)에 있다. 황홀한 빛으로 세상을 물들이는 해돋이나 해넘이는 운만 따르면 어디서나 볼 수 있다. 하지만, 새하얀 구름이 기암괴석을 넘나들고, 소나무를 두르고 감싸며 한 폭의 산수화를 그려내는 곳. 진경산수화같은 그림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을 품고 있는 산은 흔치 않다. "어떤 풍경은 그대로 한 인간의 가슴으로 들어와 맹장이나 발가락처럼 몸의 일부가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 가볍게 전해 줄 수 없는 그 무엇이 되어버린다." 소설가 김영하는 시칠리아에 있는 작은 섬 리파리를 여행하며 이렇게 말했다. 풍경이 내 몸의 일부가 되..
중국에서 천하제일기산(天下第一奇山)이라고 칭해지는 황산(黃山)에 다녀왔습니다.중국 안후이성, 연화봉(蓮花峰, 1806m)을 비롯한 72개 암봉을 갖고 있는 산군을 황산이라 부릅니다. 명나라 때 지리학자이자 여행가인 서하객(徐霞客)은 30년에 걸쳐 중국 천하를 여행한 후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五岳歸來不看山, 黃山歸來不看岳’, 즉 ‘태산(泰山), 화산(華山), 형산(衡山), 항산(恒山), 숭상(嵩山)의 오악을 보고 온 사람은 평범한 산은 눈에 들지 않는다. 그러나 황산을 보고 온 사람은 그 오악도 눈에 차지 않는다‘그리고 덧붙여서, 登黃山天下无山 觀止矣(등황산천하무산 관지의) ’황산에 오르니 천하에 볼 만한 산이 더는 없구나!’ 황산의 삼기(三奇)로 기송(奇松), 기암(奇岩), 운해(雲海)를 듭니다. ..
인도여행 후유증도 겪고(다른 나라는 괜찮은데, 유독 인도는!!!), 앞으로 걸어갈 길을 고민하다보니 어느새 구월이 다 가버렸네요. 한가위도 다가오고 하여, 그동안 비행기에서 찍었던 사진을 추려서 한가위 선물로 올립니다. 풍요롭고 유쾌한 한가위 보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