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 포인트를 지나 스와힐리어로 '자유'를 뜻하는 우후루(Uhuru)를 향해 간다. 우후루는 킬리만자로의 정상으로 곧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높은 곳인데, 굳이 '자유'라고 명명한 까닭은 무엇일까? 아침 햇살이 고독한 대지를 따스하게 어루만진다. 따스한 빛이 있기에 고되고 외로운 길이 고독하지 아니하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서 순백의 만년 빙하를 만나는 감동 상상이 되십니까? 수 만년의 시간과 태양, 바람, 물이 빚어낸 대자연의 걸작 순백의 백치미 신만이 빚어낼 수 있는 공간, 이 시간을 걷는 나그네는 행복하다. 비록 숨이 목까지 차오르고 두 발은 돌덩이처럼 무겁더라도 말이다. 킬리만자로의 만년 빙하가 지구 온난화로 인해 25년 안에 사라진다는 유엔 환경계획(UNEP)의 발표가 있었다. 킬리만자로의 역..
킬리만자로는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으뜸으로 영험하고 신성한 산이다. 일년내내 뜨겁게 불타오르는 아프리카 대륙에 녹지 않는 만년설이 있다는 것도 한 몫하지만, 킬리만자로의 자태가 뿜어내는 아우라가 신성함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앞글에 이어 영겁의 시간같은 길은 킬리만자로의 정상인 우후루 피크를 향해 흘러간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발걸음이 무뎌지고 지쳐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무뎌지고 지친 걸음을 달래주는 것은 저 하늘과 구름이다. 여행중에서도 트레킹이라는 산오름을 유독 좋아하는 이유는 하늘과 구름, 자연을 온전하게 벗하는 여행이기 때문이다. 온몸으로 자연을 느끼고, 그 일부가 되는 순간의 쾌감은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다. 더욱이 같은 길을 걷는 사람과 그 쾌감을 공유하는 순간은 더없이 유쾌하다. 나..
호롬보의 찬란한 아침을 뒤로 하고 길을 나선다. 코발트 블루의 하늘 아래 황량한 킬리만자로의 산자락이 펼쳐져 있다. 트레킹 3일차, 킬리만자로 국립공원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는 키보 산장(Kibo Hut, 4700m)까지 올라간다. 고도차이가 980미터이지만 키보 산장까지 큰 오르막없이 완만한 길이 이어진다. 하지만 4천의 고지대여서 숨을 고르기가 힘들다. 킬리만자로에서 제일 큰 분화구인 키보(Kibo Circuit)를 온종일 바라보며 걷는다. 그래서 혹자는 이 길이 매우 단조롭고 지루하다고 한다. 가볍운 차림으로 걷는 우리도 힘든데, 무거운 짐 진 사람들은 오직할까. 항상 그렇지만, 이들이 있기에 우리가 오를 수 있음에 감사한다. 킬리만자로의 또다른 루트인 마차메 루트로 가는 갈림길에서 쉬어간다. 건장..
열대우림을 지나면서 키작은 나무들이 많아지더니 저 멀리 구름이 발아래로 보입니다. 머리위에도 구름, 발아래에도 구름. 구름과 구름사이를 걷습니다. 산길을 따라 오르고 또 오르고. 아프리카 대륙의 최고봉답게 산세가 넓고 큽니다. 이름모를 야생화는 가는 길 마디마디에서 우릴 반겨줍니다. 시라캠프, 하루의 고된 산행을 마치고 야영준비를 합니다. 저 뒤에 키보분화구가 구름에 가려있습니다. 하루종일 하늘이 찌부둥하더니 잠시 개입니다. 키보분화구를 중심으로 퍼진 구름이 비상하는 독수리 같습니다.' '어디로 날아갈 꿈을 꾸고 있으십니까?' 마웬지봉과 더불어 킬리만자로의 상징으로 불리우는 키보 분화구 내내 구름에 둘러싸여 있어서 신비로움이 더합니다. 희귀식물인 키네시오 킬리만자리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가파른 길을 오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