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반라타 산장(Laban Rata Hut, 3273m)에서 바라본 황홀한 운해 순간 하늘 한 켠이 맑게 개인다. 아싸라비아~! 유유자적하고 너무나 자연스러우셔서 마치 만사도통한 거사님 같다. 안개가 말끔히 물러간 자리에 화려하고 다채로운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神의 선물이다. 베란다 의자에 걸터앉아 구름의 자유로운 몸짓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神은 다정하게도 또 하나의 선물을 주신다. 서쪽 하늘을 붉은 물감으로 물들이며, 운해로 가뜩이나 부푼 마음에 카운터 펀치를 날린다. 석양을 바라보는 이 순간, 더할나위 없이 행복하다.
말레이시아 보르네오 사바(Sabah Malaysia's Borneo)에 있는 키나발루(Mt. Kinabalu, 4095.2m)에 다녀왔습니다. 평택산울림 산악회 13분을 비롯해서, 총 24분과 함께했던 3박 5일간(6.4~8)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어제밤 메실라우 네이처 리조트를 찾아올 때, 몽창 퍼붓던 비때문에 밤새 고민이 됐었는데 눈을 뜨니 먹구름이 말끔하게 가시고 맑고 화창한 하늘이 맞아준다. '역시나, 천지신명(天地神明)이 우릴 돕는다!' 메실라우 리조트에 남겨놓을 짐을 정리하고, 도시락과 물을 챙겨서 키나발루 등반입구로 이동해서 현지 가이드, 셀파와 함께 단체사진을 한방 찍는다. '모두 해낼 수 있습니다. 화이팅!' 키나발루 정상(Low' Peak)에 오르는 길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메실라우..
엊저녁에 입이 심심하야 길가에 늘어선 '바게트 샌드위치'를 하나 시식하였는데 그 맛이 참으로 훌룡하야, 끼니에 대한 고민은 일절생략하고 다시 찾아간다. 참치, 계란, 고기류(무엇이었는지 생각이 안남) 중에 택일하여 쥔장에게 말쌈드리면 삼심센티 정도 되는 바게트에 온갖 야채와 함께 소스를 버무려(?) 제법 두툼한 샌드위치를 건네준다. 바로 옆에서 혹은 같이 팔고 있는, 싱싱한 야채쥬스나 라오커피와 함께 먹으면 한 끼로 근사하다. 한 개에 1$ 정도인데, 그 값이 전혀 아까웁지 아니하다. 배도 채웠겠다, 무얼 할까 하다 메콩강을 따라 팍우동굴을 찾아가기로 한다. 선착장 가는 길, 샛노란 오렌지와 아낙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메콩 강변에는 여러 개의 선착장이 있는데 그 중에 'SiowBoat Landing..
라오스의 학자, 마이유리 응고시바타나는 라오스를 이렇게 표현했다고 한다. '과거와 현재가 한 자리에서 만나는 곳, 라오스' 왓 시엥통을 비롯한 무수한 사원과 불상을 보며 영화로웠던 과거를 보았다. 그렇담 현재는 어디 있는가, 더우기 한 자리에서 만나는 곳이라. 그 곳을 찾아 마빡이 여행은 계속된다. 왕궁 박물관(Haw Kham) 1904년 시사왕웡(Sisavang Vong) 왕과 왕족들의 주거지로서, 즉 왕궁으로 건축되었다. 1959년 왕이 죽자 그의 아들 사왕왓 따나(Savang Vattana)가 왕관을 물려 받으며 계속 거주하였으나 1975년 공산혁명 이후 왕의 존재 자체가 없어지면서(왕과 가족은 라오스 북부로 유배되었다고 한다. 그 후로는 깜깜무소식) 왕궁으로써의 기능도 없어지고, 다음해 박물관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