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est #04 에베레스트 트레킹의 묘미, 아찔한 출렁다리 건너기


몬조에서 남체바자르까지 가는 트레킹의 묘미, 하이라이트는 바로 아찔한 출렁다리(현수교) 건너기이다.
웅장한 콩데 피크를 바라보며 다리를 건너는 나그네의 걸음은 아찔할까? 흥겨울까?

몬조(Monjo, 2840m) → 조르살레(Jorsale, 2740m) → 라르자 도반(Larja Dobhan, 2830m) : 1시간
몬조 마을의 끝에 있는 사가르마타(에베레스트)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에서 트레킹 신고를 하고, 언덕을 내려가면, 120m의 긴 현수교가 나타난다. 이 현수교를 건너면 바로 조르살레이다. 조르살레의 좁은 골목길을 지나면 듁 코시를 가로지르는 현수교가 하나 더 나타난다. 현수교를 건넌 후에는 강을 따라 완만한 오르내리막이 이어진다. 보테 코시와 듁 코시가 만나는 지점이 라르자 도반이다.


어딜 가나 매일반이지만, 빛이 그림을 그리는 아침은 아름답다.


지저귀는 새소리와 더불어 새로운 날이 왔음을 알려주는 것은
이네들이 돌을 깨고 부수는 소리이다. 

해가 밝자마자 하나, 둘 모여 집을 짓는 이네들의 부지런한 모습을 보며
아침부터 시끄럽다고 투정부리기는 차가운 피를 가진 뱀파이어가 아니라면 쉽지 않다.


몬조의 끝자락에 있는 사가르마타(에베레스트)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이다.

에베레스트 쿰부를 트레킹하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이곳에서 입산 신고를 해야 한다.
절차는 간단하다. 트레킹 퍼미션을 보여주고, 국적, 이름, 여권 사항, 트레킹 기간 등 인적사항을 적으면 된다.


입산신고를 하고 언덕을 내려오면, 듁 코시를 가로지르는 첫번째 출렁다리와 마주친다.
길이가 무려 120m로 쿰부지역에서 제일 긴 현수교이다.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아슬아찔하다.


아찔함을 극복(?)한다면, 출렁다리 한가운데에 서서 계곡을 바라보는 것도 더없는 즐거움이다.


짐을 잔뜩 실은 거구의 야크가 줄지어 건너올 만큼 튼튼한 다리이지만,
다리 건너편 사람들이 다 지나오면 건너가는, 무언의 일방통행 규칙을 지키는 것이 좋다.


조르살레 어귀에서, 꼬마가 앙증맞게 세수를 하고 있다.


걸음을 멈추고 모른척 서있다가, 세수를 마친 꼬마를 살풋 담아본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대로 산골꼬마라 더 앙증맞고 귀엽다.


조르살레 마을 어귀에 있는 마니석.
슬쩍 배낭에 넣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하나, 하나 간절하게 새겨놓은 누군가의 소망마저 훔칠 수는 없는 노릇!


해발고도가 높아서 우리네 산처럼 싱그럽고 푸르지는 않지만,
나무와 흙, 돌이 어우러진 길은 언제나 정겹다.


짐을 나르는 사람들은 망테기에 짐을 지고 끈을 머리에 인다. 그리고 묵직한 지팡이를 들고 다닌다.
짐도 무거운데 왜 저렇게 크고 무거운 지팡이를 들고 다닐까?

쉬어갈 곳 없는 산길에서 저 지팡이에 망테기를 올리고 선 채로 숨을 돌린다.


조르살레 마을을 지나 두번째 출렁다리를 건넌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다면, 인공물도 자연의 한 부분이 된다는 진실!


다리를 건너면서 길은 강바닥을 흛으며 이어진다.


군산 산악연맹에서 '장애우와 함께하는 히말라야 원정'을 온 것이라, 다리가 불편하신 분은 업혀서 오신다.


한 숨 쉬어가며, 서로를 챙기고 도닥인다.
홀로 가는 산행도 좋지만, 함께 하는 산행의 즐거움에 비하랴!


이네들은 고되고 힘들어도 웃고, 좋아도 웃는다. 환한 웃음만큼 마음이 넓고 포근하다.
산이 좋아 찾아오지만, 항상 이들이 더 그립고 반갑다.


히말라야의 꼭대기에서부터 흘러내려 온 물은 유유자적, 제 길을 간다.


옛날 옛적 빙하가 지나간 자리,
이 계곡에는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흐르고 있을까? 


계곡에 털석 주저앉아 무심하게 공기놀이를 하고 있는 현자가 말한다.
'시간, 그리고 삶은 무상한거야'


'순간,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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