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이족(The Maasai)은 동아프리카 케냐와 탄자니아에 걸쳐있는 그레이트리프트 밸리에 사는 유목민족이다. 수백 년 동안 세렝게티와 응고롱고로 등의 너른 초원을 떠돌며 소와 양을 유목하며 살아왔던 그들이 아루샤, 도시의 한복판에 삶을 꾸리고 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하루에 2만보, 약 20km를 걷는다는 뼈속까지 유목민인 그들이 어떻게 도시에 살고 있는 것일까? 탄자니아 정부에서 돈이 되는 관광산업을 육성하고자 마사이족이 유목생활을 하던 초원을 야생동물 보호라는 명목으로 국립공원 및 동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하면서 그들을 내쫓고 '마사이족 재정착 정책'이란 이름하에 도시에 마사이족 보호지구를 지정해서, 그들의 자유로운 발을 묶었다고 한다. 삶의 터전과 자유를 빼앗긴 마사이족은 도시에 기반을 잡고 인근지역에서..
무심히 창가를 바라보다, 한 사내와 시선이 마주쳤다 순간의 스침, 이것이 생에 그와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만남일 것이다 그와 나는 전생의 연이 닿은 것일까? 네가 딛고 선 한 뼘의 땅이 세상의 전부일 수도 있고, 일부일 수도 있다 사람과 동물의 차이 스쳐지나가는 모든 것에는 나름의 이야기가 있다 때론, 뚜렷한 것보다 흐릿한 것에 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풀 한포기 자라지 못하고 잿빛의 돌과 모래만이 전부인 세상... 킬리만자로 키보산장에서 호롬보 산장 가는 길은 그렇게 적막하고 황량하다. 적막하고 단조로운 길에 변화무쌍한 구름이 생기를 불어준다. 저 구름마저 없었다면, 시간이 멈춘 곳에 서 있다는 착각이 일었을 것이다.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려고 안달하지만, 자연속에서 인간은 한 점에 불과하다. 인간의 흔적은 자연에 한 줄의 선으로만 남는다. 킬리만자로는 인간의 몸부림을 그저 묵묵히 바라본다. 새끼를 품은 어미처럼, 따스하게 바라본다. 과묵한 지상을 바라보고 있는 하늘은 왜 그러냐는 듯 요란법석하다. 이리 틀고 저리 휘어틀고, 하늘의 구름은 자유롭다. 호롬보 산장이 가까워지니 키네시오 킬리만자리 군락이 보이기 시작한다. 새벽부터 오후 다섯시까지, 길었던 ..
우후루 피크를 향해 올라갈 때는 보지 못했던 하늘과 구름이 뒤돌아 서니 보인다 이른 아침의 신선한 바람을 타고 구름이 파도처럼 넘실거리고 한켠에서는 뭉게구름이 히말라야처럼 거대한 산군을 이루며 솟아 있다 마웬지(Mawenzi, 5149m)는 구름을 병품삼아 장엄한 자태를 빛내고 킬리만자로의 만년 빙하도 뒤질 세라 한 자리를 맡아 구름 위의 산책을 더욱 아름답게 한다 이들로 인해, 이 길을 걷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과 구름을 벗하고 쉬엄쉬엄 걷다보니, 길만스 포인트에 다다른다 길만스 포인트에서 발 아래 드리워진 구름의 향연을 만끽하며 쉬어간다 풍광에 취해 한량마냥 늘어져 있으니 동행한 친구가 이제 그만 내려가자고 손짓한다 길만스 포인트부터 키보 산장까지는 돌무더기와 화산재로 된 가파른 내리막길이 계속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