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섬, 발리의 고귀한 절벽 - 울루와뚜(Ulu Watu)


인도네시아 발리의 최남단, 바툰 반도에 인도양을 마주하고 솟아 오른 기암절벽을 울루와뚜(Ulu Watu) 라고 부른다.
울루와뚜는 '고귀한 절벽'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데, 바다의 신, 드위다누의 배가 변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해발 75m의 절벽 위에 10세기경 고승 우푸쿠투란이 건립한 고대 사원이 있는데, 울루와뚜 절벽사원이라고 불리며
발리를 찾은 모든 관광객들이 꼭 들러가는 발리 최고의 명소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울루와뚜 사원에 들어가려면 소정의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입장료는 기억나지 않는다. ^^;
그리고 큼지막하게 적어놓은 '어텐션 플리즈' 중에 아래 두 가지를 특히 주의해야 한다.



하나, 예(禮)를 갖추어야 하는데, 반바지와 치마를 입고 사원에 들어갈 수 없다.
반바지 혹은 치마를 입은 사람은 '살롱'이라는 치마를 둘러야 하며,
긴바지를 입었어도 '슬렌당'이라고 부르는 띠를 허리에 메야한다.

두울, 울루와뚜에서 악명이 자자한 절도 전문가, 원숭이를 조심해야 한다.
모자를 비롯해서 썬글라스, 카메라 등을 나비처럼 날아와 벌처럼 훔쳐가므로 소지품에 신경을 써야한다.
아님, 아예 벗거나, 감추고 들어가거나... (가이드는 벗거나 감추고 들어가는 것을 권한다.)

p.s 일행 중 한 분도 눈깜빡할 사이에 당했는데, 다행히 직원이 찾아주었다고 눈꼽을 떼며 증언함.



사원의 입구는 자신의 색(色)다른 모습을 기념촬영하려는 사람들로 복작복작하다.
조르바도 보라색 치마에 노란색 띠를 동여메고 들어가 볼꺼나~



사원의 규모가 크진 않지만 색이 바랜 돌에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다른 나무들은 초록만발한데, 나안~ 헐벗고 있을 뿐이고.



'발리에서 생긴 일'의 촬영으로 유명해진 계단이라고 한다.
하지원이 여행객을 안내하며 계단을 올라갔다 던가, 지나갔다 던가... 



계단을 올라가니 나무 한그루가 마치 분재처럼 곱게 다듬어져 있다. 



인도양을 마주하고 당당히 서 있는 기암절벽을 보면서 뜬금없이 영화 '빠삐용'의 마지막 장면을 생각한다.
빠삐용(스티브 맥퀸)과 드가(더스틴 호프만)이 절벽 위에 서 있다.

빠삐용이 드가에게 묻는다, 준비됐어?
드가는 불안한 표정으로 미안하다고 말하며, 빠삐용에게 죽을 것이니 그만 두라고 한다.
하지만 빠삐용은 "어쩌면..." 한 마디를 하고 드가와 마지막 포옹을 한다.



빠삐용은 야자수잎으로 엮은 꾸러미를 바다에 던진 후
절벽에서 뛰어내린다.



야자수잎으로 엮은 꾸러미를 타고 푸른 바다, 그토록 원했던 자유를 찾아가던 빠삐용이 세상을 향해 소리를 지른다.
Hey, you bastards! I'm still here!

"이놈들아, 나는 아직 이렇게 살아있어!"


p.s 마지막 말도 멋지지만, "너의 죄는, 인생을 낭비한 죄!"가 빠삐용의 최고 명대사가 아닌가 한다.



혹자는 울루와뚜가 빠삐용의 마지막 장면을 촬영한 곳이라고 하는데, 영화를 보면 암질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호주의 왓슨베이, 갭팍(Gap Park)을 마지막 장면의 촬영지로 알고 있는데,
영화의 많은 분량을 그곳에서 촬영한 것은 맞지만 라스트씬의 촬영지는 아닌 듯 하다.
영화에는 절벽 바로 옆에 기다란 촛대바위가 나오는데 갭팍에는 그런 것을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영화가 개봉된 것이 1974년인데, 30여 년 사이에 바위가 풍화되거나 침수되었을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면 확실히 아니다.

또한, 미국령 북마리아나 제도, 사이판의 만세 절벽이라는 사람도 있고, 남미의 어느 섬이 촬영지라는 사람도 있다.
두 곳은 가보지도 못하고, 웹의 바다를 뒤져봐도 분명하게 찍은 사진이 없어서 확인이 불가하다.

빠삐용의 명장면, 라스트씬을 찍은 절벽은 어디인 걸까?
빠삐용 제작진한테 물어볼 수도 없고, 궁금해 죽갔다. 혹, 아시는 분 있으시면 답변 부탁드린다.



사원에서 만난 상큼발랄+천진난만한 발리의 츠자들, 치즈~ ^^



울루와뚜의 참 멋, 진정한 매력뽀인트는 이 절벽과 끝없이 밀려오는 하얀 파도이다.



모씨가 '이 절벽 위에 있으면 마치 지구의 끝편에 서있는 것 같다' 라고 말한다.



모씨가 몽상을 하고 있는 동안, 조르바는
짙고 푸른 바다에 끝없이 들고나며 하얀 덧칠을 하는 파도에 푹 빠져버린다.









작은 숲길을 따라 언덕을 올라가니 사원이 있다.
아래 동네와 해변가는 수많은 사람들로 복작복작한데 이곳은 만물이 고요하다.



울루와뚜의 악동, 원(猿)군도 사지를 쭈욱 늘이고 꿈을 꿀 정도로...



다른 일행과 만날 시간이 되어 사원 입구로 향하는데, 한 떼의 관광객이 줄지어 위로 올라간다.
자칫하면 고요한 순간을 누리지 못할 뻔 했다. 모씨에게 이 영광을!



무심코 뒤를 돌아보다, 무심결에 찰칵!



사원 입구에 서 있는 동상을 담아보았는데...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 ^^;



사원의 파수꾼마냥 입구에 자리를 잡고 있는 원숭이가 야물차게 한마디 하는 듯 하다.
'또 보자고, 알갔어?'



이제 본격적으로 롬복 섬에 있는 린자니 트레킹을 하기 위해 덴파사르 공항으로 고고씽~!



항공사의 실수로 예약이 중복되어 있어 한시간 반 정도를 직원과 실갱이를 벌이다가 가까스로 롬복행 비행기에 오른다.
짜증이 나긴 했지만 덕분에 덴파사르 공항의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었다는... 비화를 남기고 떠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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