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바이칼 #10] 하마르 다반의 심장, 하트 호수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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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르 다반 산맥의 심장이라고 불리우는 하트 호수와 체르스키 픽(2,090m)을 찾아간다.

수십년 전 처음으로 봉우리를 오른 폴란드 여성, 체르스키의 이름을 그대로 붙여서 체르스키 픽이라고 부르게 되었고
체르스키 픽 아래 호수가 있는데, 하트 모양을 하고 있어서 하마르 다반의 심장이라고 불리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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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따라 구름이 걷히며 주변의 능선이 서서히 제 모습을 드러낸다.
조금 전에 보았던 폭포의 원류인 호수가 저 멀리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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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가파르지 않고 부드러운 오르막이 한동안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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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에 오르니 야생화가 만발해 있다.
이리 봐도 야생화, 저리 봐도 야생화... 말 그대로 꽃천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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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품처럼 보드랍게 이어진 능선이 마치 소백산의 능선을 걷는 듯하다.
구름에 덮혀 있는 봉우리가 바로 체르스키 픽인데, '날 잡아봐라~' 숨바꼭질을 하자고 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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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실린 산정의 내음, 내 마음 제쳐 열 때에
닮아진 베낭 걸머메고 나서는 산의 나그네

- 산의 나그네 / 작자 미상의 산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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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은 푸르르고 꽃이 만발해 있는데, 눈이 아직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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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에 걸터 앉아 잠시 숨을 돌리며 주변을 둘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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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나게도, 구름이 땅과 평행을 그리며 물러가면서
그 사이로 몽골의 고원을 힘차게 달리고 있는 산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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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눈높이를 맞춰 주변을 바라보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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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스키 픽 맞은편 봉우리(무명봉)에 오르는 길로 지금은 고요하지만,
오전까지만 해도 거칠고 드센 비바람이 불어 러시아 트레커들의 발걸음을 돌리게 하고
한치 앞도 분간이 되지 않았던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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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홀로 왔다가 죽은 여성을 기리기 위해 세운 기념비라고 한다.
하필이면 그녀를 바람 잘 날 없는 길목에 모셔두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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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아한 마음으로 그녀의 시선을 쫓아보니
그녀가 죽어서도 바라보고 있는 것은 바로 장엄하게 펼쳐진 산맥이었다.

산을 품기 위해 왔던 사람을 위한 최고의 배려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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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보이는 암릉을 지나 능선을 오르면 체르스키 픽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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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봉에 오르니 오른쪽으로 하트 호수가 보인다.
'어렴풋하게 하트 모양을 닮은 것이겠지...' 생각했던 스스로가 무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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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체에게 가장 중요한 물을 제 그릇에 담고 뭇 생명들을 목마르지 않게 하는 호수,
하트 모양의 생김새보다 생명체를 품고 있는 존재 그 자체를 하마르 다반 산맥의 심장이라고 부르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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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아쉬움을 가득 품고 발길을 돌려야 했던 암릉을 지나 체르스키 픽 정상(2,090m)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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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른 정상에는 십자가를 비롯한 표지판이 네 개가 있는데, 총이 그려진 표지판 앞에는 화환이 놓여있다.

p.s 당시에는 사람도 없고, 러시아말을 읽지 못해서 무엇인가 했는데, 내려오는 길에 화환을 메고 올라가는 군인들을 만났다.
그들이 정기적으로 화환을 메고 올라와서 헌화하는 것이라고 한다. 끝내 누구를 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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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즈넉한 여유를 한껏 누리며 또 한 번 착각에 빠져든다.
세상의 중심에 내가 서 있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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