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산주봉(玉山主峰, 3952m) / Mt. Jade Main Peak
그렇게 화창하던 하늘이 곰새 구름으로 덮히고 아래에서 가스가 올라와
아쉽게도 옥산의 장엄하고 수려한 능선은 볼 수가 없습니다.
밀려 올라오는 구름속으로 하산합니다.
삶이 그러하듯,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옥산남봉의 능선이 잠시 구름밖으로 얼굴을 비추입니다.
고사목 한 그루, 고독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설악산의 천불동 계곡처럼 수려하기 그지없습니다.
배운 산장에서 컵라면과 도시락으로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몸상태가 좋지않은 두 분과 별동대로 하산합니다.
침엽수가 울창한 능선에 구름이 드리워져 운치를 더합니다.
바다의 흔적, 대초벽을 다시 지나갑니다.
산에 오면 이상하게 바다가 그립다고 말하던 후배가 떠오릅니다.
울창한 숲에 짙은 가스가 드리워져
한 폭의 수목화가 됩니다.
'小心通行' 바위가 떨어질 수 있다는 표지판인데
있는 그대로 풀면 소심하게 걸으라니, 하 재미납니다.
두 분의 체력이 많이 떨어져서 하산하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집니다.
짙은 가스와 더불어 가는 비가 흩날리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해 랜턴을 끼고 야간산행을 합니다.
09:20 PM. 상동포 산장에 무사히 도착합니다.
아침 여섯시부터 산행을 시작해서 장장 열다섯시간에 걸친 산행이 마무리됩니다.
엄홍길 대장님을 비롯해서 먼저 내려와서 기다리시던 분들이 모두 나와
악전고투하신 두 분께 축하와 격려의 말을 전합니다.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멋집니다!"
이 자리를 빌어, 문자 그대로 쌩고생하신 두 분과
엄홍길 대장님을 비롯한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옥산회 여러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