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 포인트를 지나 스와힐리어로 '자유'를 뜻하는 우후루(Uhuru)를 향해 간다. 우후루는 킬리만자로의 정상으로 곧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높은 곳인데, 굳이 '자유'라고 명명한 까닭은 무엇일까? 아침 햇살이 고독한 대지를 따스하게 어루만진다. 따스한 빛이 있기에 고되고 외로운 길이 고독하지 아니하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서 순백의 만년 빙하를 만나는 감동 상상이 되십니까? 수 만년의 시간과 태양, 바람, 물이 빚어낸 대자연의 걸작 순백의 백치미 신만이 빚어낼 수 있는 공간, 이 시간을 걷는 나그네는 행복하다. 비록 숨이 목까지 차오르고 두 발은 돌덩이처럼 무겁더라도 말이다. 킬리만자로의 만년 빙하가 지구 온난화로 인해 25년 안에 사라진다는 유엔 환경계획(UNEP)의 발표가 있었다. 킬리만자로의 역..
00:00 AM. 키보 산장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킬리만자로의 정상, 우후루 피크를 향해 나선다. 밤이라 기온은 낮지만 바람이 잔잔해서 걷기에 좋은 날씨이다. 길만스 포인트까지 가파른 화산재길을 계속 올라야하는데, 가이드를 비롯한 일행들의 표정에 결의가 깃든 긴장이 감돈다. 랜턴 불빛에 의지해 어둠을 헤치며 걸은지 6시간 만에 길만스 포인트(Gilman's Point, 5681m)에 다다른다. 길만(Gilman)은 이 곳을 최초로 찾았던 탐험가인데, 그의 이름을 지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정상의 8부 능선인 키보 분화구에 올라 붙었고, 더 이상 가파른 오르막길은 없지만 5,681미터라는 벅찬 고도와 바닥을 드러내는 체력으로 인해,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에서 이겨야 정상에 발을 딛을 수 있다. 06: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