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롬복 섬, 린자니 정상을 향하는 길에... On the Mt. Rinjani in Lombok, Indonesia
간밤에 인도네시아 발리, 덴사파르 공항(Denpasar Airport)에 도착. 숙소(Grand Bali Beach)에 들어서 바로 누웠는데 눈커풀을 찌르는 빛에 눈을 뜬다. 뭐가 이리 눈부셔!? 창 너머 인도양에서 해가 고요히 솟아오르고 있다. 찬란한 황금 빛을 듬뿍 받으며 아침을 맞는 기분이란! 씻는 것도 잊어버리고, 고목나무의 매미처럼 창가에 달라붙어 마냥 바라본다. 햇빛은 찬란한데, 바닷가는 고요하다. 불현듯 해가 구름 뒤로 숨어버리니 그 자취만 바다에 남아... 고양이 세수를 후딱 하고 나오니, 하늘은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어떤 이는 바닷가를 서성이고 어떤 이는 모래사장에서 요가를 하고 베란다의 꽃은 환하게 웃는다. 하늘과 바다도 푸르게 웃으니, 실로 찬란하고 고요한 아침이로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 하나님이 가라사대 빛이 있으라 하시매 빛이 있었고 그 빛이 하나님의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나님이 빛과 어두움을 나누사 빛을 낮이라 칭하시고 어두움을 밤이라 칭하시니라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니라 구약성서 창세기 1장 1~5절 크리스찬의 하나님을 믿는 것은 아니지만, 해가 뜨고 지는 풍경을 볼 때마다 성서의 창세기가 떠오른다. (神의 존재를 믿지만, 특정 종교처럼 유일신을 믿지 아니한다. 다신론자에 가깝다고 할까.) 지구가 한바퀴 돌아 제자리에 돌아올 때 빛이 든다고 하는 과학 이상의 그 무엇이 있다고 믿게 된 이후부터 그랬다. 빛이 스며들어 연출하는 장엄하고 경이로운 저 풍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