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칼 호수를 수식하는 수많은 말들 중에 '시베리아의 푸른 눈' 이라는 말이 가장 가슴에 와 닿았더랬다. 광활한 시베리아의 푸른 눈... 말 그 자체로 바이칼은 환상이자 꿈이었다. 푸른 눈의 각시가, 푸른 빛의 로비에서, 푸른 눈을 찾아가는 나그네를 맞아준다. '시베리아의 푸른 눈'은 짙은 물안개 뒤에 숨어 숨바꼭질을 하자 한다 빼꼼 제 모습을 보이는가 싶더니 푸른 눈을 찾아나선 또 다른 나그네를 보더니 화들짝 놀라 한걸음 뒤로 물러선다 한동안 나를 바라보더니 '다가갈까, 말까' '웃어줄까, 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