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저녁에 입이 심심하야 길가에 늘어선 '바게트 샌드위치'를 하나 시식하였는데 그 맛이 참으로 훌룡하야, 끼니에 대한 고민은 일절생략하고 다시 찾아간다. 참치, 계란, 고기류(무엇이었는지 생각이 안남) 중에 택일하여 쥔장에게 말쌈드리면 삼심센티 정도 되는 바게트에 온갖 야채와 함께 소스를 버무려(?) 제법 두툼한 샌드위치를 건네준다. 바로 옆에서 혹은 같이 팔고 있는, 싱싱한 야채쥬스나 라오커피와 함께 먹으면 한 끼로 근사하다. 한 개에 1$ 정도인데, 그 값이 전혀 아까웁지 아니하다. 배도 채웠겠다, 무얼 할까 하다 메콩강을 따라 팍우동굴을 찾아가기로 한다. 선착장 가는 길, 샛노란 오렌지와 아낙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메콩 강변에는 여러 개의 선착장이 있는데 그 중에 'SiowBoat Landing..
라오스의 학자, 마이유리 응고시바타나는 라오스를 이렇게 표현했다고 한다. '과거와 현재가 한 자리에서 만나는 곳, 라오스' 왓 시엥통을 비롯한 무수한 사원과 불상을 보며 영화로웠던 과거를 보았다. 그렇담 현재는 어디 있는가, 더우기 한 자리에서 만나는 곳이라. 그 곳을 찾아 마빡이 여행은 계속된다. 왕궁 박물관(Haw Kham) 1904년 시사왕웡(Sisavang Vong) 왕과 왕족들의 주거지로서, 즉 왕궁으로 건축되었다. 1959년 왕이 죽자 그의 아들 사왕왓 따나(Savang Vattana)가 왕관을 물려 받으며 계속 거주하였으나 1975년 공산혁명 이후 왕의 존재 자체가 없어지면서(왕과 가족은 라오스 북부로 유배되었다고 한다. 그 후로는 깜깜무소식) 왕궁으로써의 기능도 없어지고, 다음해 박물관으로..
방콕에서 라오항공(QV)을 타고 루앙프라방 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입국하면서 바로 라오스 도착비자($30)를 받고 공항밖으로 나와 서성인다. 국제공항이라 하기엔 규모가 작고 너무나 한적하다. 하지만 이렇게 조용한 첫 대면이 더없이 좋다. 실로 오랜만에 가이드로서가 아니라 홀로 떠나온 배낭여행이라, 설렘과 흥분 만빵이다. 네팔 출장을 마치고 바로 들어온 지라 딱히 준비해서 온 것은 없다. 그냥 마빡이처럼 부딪혀 나가는 거다. 우선 공항에서 루앙프라방 지도를 하나 사고, 노마드 배낭족의 소중한 친구, 론리 플래닛을 펼쳐본다. '책속에 길이 있다' 좋은 말이다. 하지만 가난한 여행자에겐 그닥 유쾌한 것만은 아니다. 시간과 엽전은 한정되어 있는데, 무수하게 보여주는 길은 차라리 곤혹스럽다. 내게 주어진 나흘을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