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바이칼 # 1] 황당하고 재미난 러시아 비행기, Kras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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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대한항공을 타고 북경으로 날아와 이르크츠크행 비행기(7B 384)로 갈아타려고 게이트를 찾아간다.
보딩을 받으려고 하는데 항공사 직원이 우리 일행의 자리가 바뀌었다며 다른 자리를 준다.
왜 그러냐고 하니, 밸런스가 어쩌고 저쩌고 하며 아임쏘리.
이런 일이 어디있냐? 따져 묻다가, 별수없이 비행기에 오르는데...

워메, 이 머꼬!? 기내에, 것도 사람들이 앉는 자리에 짐이 실려있는 것이 아닌가!
본디 우리 자리였던 좌석에 저 짐들이 버젓이 앉아있는 것이다.

출장이 잦아 수많은 비행기를 타봤지만 이런 비행기는 실로 금시초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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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하야, KrasAir (크라노스야르스크 항공)
찾아간 자리에는 책받침만한 크기에 딱 책받침에 어울리는 코팅을 입혀놓은 안내문 딸랑 꽂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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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다 탑승했는데 실을 짐이 많은지 (기내에 실은 것도 모자라서!)
뜰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비행기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한낮에 밀폐된 실내, 에어컨도 틀지 않아 찜통이 따로 없다.
고로, 안내판은 본연의 존재가치를 상실하고 사람들의 손에서 팔락거린다.
심지어 스튜어디스의 고운 손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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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웃통을 훌딱 벗은 이들도 있다.
비행기인지, 바닷가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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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T,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카메라를 옆구리에 끼고 비행기 검색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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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오래된 기구가 있어 무언고 자세히 살펴보니, 비상시 탈출용 미끄럼틀
겁을 어지간히 상실한 내가 봐도.. 이거 작동은 제대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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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금연에 대한 딱지가 우아래로 두 개나 붙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찐한 담배 냄새가 종종 새어나왔다. 나쁜 넘들은 어딜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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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한 전등과 거울, 그리고 간소한 세면대... 80년대로의 회귀
그나마 두루마리 휴지는 90년대 生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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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 스튜디어스 콜벨, 비상등, 전등, 전등단추, 에어콘
절제미의 극치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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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삼우삼의 좌석이 12줄, 비행기 끝트머리 비상구 쪽에 좌둘우둘의 좌석이 2줄.
앞에 짐을 실은 좌석까지 합하면 총 120여개의 좌석이 있다.

여느 소형 비행기처럼 머리 위에 수하물을 실을 공간이 협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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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할 바는 다 한다! 기내식도 나온다.
중국식으로 요리한 쇠고기 밥과 연어, 빵, 샐러드와 과일 등 푸짐하고 맛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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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30여분의 황당하고 재미난 비행 끝에, 무탈하게 러시아 이르크츠크 공항에 도착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이르크츠크 공항

러시아에 도착해서 공항밖으로 나가는 데는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우선 입국심사가 유명한데, 전산화가 안되어 있는 것도 아닌데 직원들의 손이 워낙 느린 탓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다음으로 짐 찾기, 친절한 직원이 손수 각개격파로 짐과 짐택을 확인하기 때문에 이 또한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러시아로 여행을 갈 때는 짐택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설령 잃어버렸다 해도
실갱이를 하면 찾을 수는 있으나, 마지막으로 공항에서 나가게 될 것을 감수해야 한다.

우리도 짐택이 하나 없어져서, 마지막 주자로 공항을 빠져나왔다.
그래서 이르크츠크 공항이 이렇게 한적하다. ^^'

자, 이제 바이칼을 찾아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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