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페이의 상징, 중정기념관(장개석기념관) 및 타이페이 101빌딩

사용자 삽입 이미지중정기념당(中正紀念堂) 2층, 장개석 총통의 시선으로 바라본 중정기념관 전경


1980년에 완성된 중정기념관은 장개석
(蔣介石: 장제스, 1887~1995)의 본명 '中正'을(자는 介石) 그대로 붙여
중국국민당 집권 시기에 당, 정, 군을  통솔했던 지도자이자, 대만의 초대 총통인 장개석을 기리기 위해 만든 기념관입니다.

2007년 5월,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이 탈 장제스 정책의 일환으로 '대만민주기념관'으로 이름을 바꾸었으나
지난 5월 20일에 새로이 취임한 마잉주(馬英九) 총통은 본래 이름인 '중정기념관'으로의 복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비단 이번뿐만 아니라 권력의 들고남, 부침에 따라서 기념관의 이름이 수차례 바뀌었다고 가이드, 장선생님이 귀뜸합니다.

높이가 30m인 정문은 명나라식 아치로, 그 규모나 조형미에 있어서 타이페이에서 손꼽히는 건축물 중 하나이고
정문 양측에는 중국 전통양식으로 지어진 국립 극장(사진의 오른쪽)과 국립 콘서트홀이 있습니다.

말끔하게 가꾼 잔디와 나무, 우아한 정자, 연못 등으로 아름답게 조경해 놓은 정원의 중앙에
대리석으로 지은 거대한 중정기념당이 있고, 기념당 2층에 25톤의 돌로 만든 장개석 총통의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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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나다, 도전! 옥산!'의 기치 아래, 함께 울고 웃었던 사흘이 금새 흘러가
어느덧 여행의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면세점, 중정기념관, 그리고 공항... 마지막 일정만 남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중정기념당(中正紀念堂)


중정기념당은 높이가 70m에 달하는 웅장한 건축물로, 품격높은 중화 문화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얀 대리석 건물에 파란 기와를 얹어 놓은 형상인데, 두 가지 색은 자유와 평등을 상징하고
하늘을 가리키고 있는 지붕처마는 '人'자의 형상으로 자연과 사람의 조화를 상징합니다.

기념당의 1층에서 장개석 총통의 생애에 관한 사진과 각종 기념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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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관에 들어서자 기념관에 대한 개요가 적혀있는 두 개의 안내판이 반갑게 맞아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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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하고 간결한 기풍은 실내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말끔하게 정돈되어 있는 전시관, 드높은 천장의 문양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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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중국정치의 양대 산맥, 손문과 장개석이 함께 있는 그림이 전시관의 중앙에 걸려있습니다.
유명작가의 작품으로, 그 크기만으로도 두 영웅의 위상이 느껴집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장개석(蔣介石: 장제스, 1887~1995) 총통과 중국의 국부(國父)로 칭송받는 손문(孫文: 쑨원, 1866~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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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개석 총통의 삶을 기록한 수많은 사진과 문서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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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국민당 집권시에 사용했던 군복과 국기 등의 유물도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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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만한 크기의 상아조각에 장개석 총통의 초상과 글귀를 새겨놓았는데
장인의 섬세하고 정교한 솜씨에 새삼 경외를 보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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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에 천장의 문양이 걸려 총통의 차가 더욱 빛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장개석 총통의 부인, 송미령(宋美齡: 쑹메이링)

 
역사속으로 사라진 송가황조(宋家皇朝)의 세 자매

1997년작 영화 송가황조(宋家皇朝)의 첫 장면은 이렇게 시작된다.
'我有三個姉妹, 一愛錢 ,一愛權, 一愛國'

'나에게는 세 딸이 있다.

하나는 돈을 사랑했고,
또 하나는 권력을 사랑했으며,
다른 하나는 조국인 중국을 사랑했다.'

화교 출신의 저장성(浙江省) 재벌로서 손문(孫文)의 혁명자금을 담당한 쑹루야오(宋如耀)의 세 딸 중
 
돈을 사랑한 첫째 아이링(愛齡)은 금융재벌인 쿵샹시(孔祥熙)와 결혼하고,
조국인 중국을 사랑한 둘째 칭링(慶齡)은 아버지의 친구이자
27살이나 나이차이 나는 '중국 혁명의 아버지'인 손문(孫文)과 결혼하고,
권력을 사랑한 막내 메이링(美齡)은 국민당 총통 장개석(蔣介石)과 결혼하였다.

'중국의 잔다르크'로 불리던 둘째 쑹칭링이 1981년 5월 29일 베이징에서 사망하고,
2003년 10월 24일 막내 쑹메이링이 미국 맨하탄에서 숨짐에 따라
격동의 중국 근현대사와 함께 했던 '송가황조의 세 자매' 는 이제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특히 3세기에 걸쳐 신해혁명과 청나라의 멸망, 국공합작, 항일운동,
국민당과 공산당의 분열, 국공내전, 중국과 대만의 분단, 중국과 대만의 현대화 과정 등을
모두 지켜본 쑹메이링은 그야말로 중국 근현대사의 산 증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쑹칭링이 중국대륙에서 국모로 추앙되며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것처럼
쏭메이링도 대만에서 그 같은 존경과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앞으로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마하트마 간디(Mohandas Karamchand Gandhi)를 방문한 장개석 총통과 쑹메이링


박정희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도 있었지만
같은 한국인이라고. 굳이 담아오고 싶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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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의 끝물세대에게 온통 한자로만 적힌 문서란,
지긋한 어르신들이 '웹(Web)의 언어'를 읽기만큼이나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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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4월 5일 11시 50분
장개석 총통이 서거한 시간 이후부터 시계바늘도 숨을 멈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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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정기념당(中正紀念堂) 2층, 장제스 총통은 죽어서도 쉬지않고 타이페이를 굽어보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5시가 되면 대만에서 가장 대표적이고 대중적인 태극권, 포크 댄스, 배드민턴 등을 즐기는 사람들이
기념관 안마당을 찾아와 하루를 연다고 하니, 홀로 있어도 그리 적적하고 외롭지만은 않을 듯 합니다.

장개석 총통은 '대만의 영웅'이라고 칭송받기도 하지만,
오랜 독재정치로 인해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인물입니다. 우리의 박통처럼...
 
가이드 장선생님은 장개석 총통에 대해 온정성을 들여 상세히 설명을 합니다.
박통 시절을 애타게 그리워하는 우리의 뭇 어르신들과 다를바 없는 모습에, 마음 한 구석이 씁쓸해집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장개석 동상의 머리 위, 천장의 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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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관광객들이 아치형의 문 앞 그늘에 앉아 장개석 총통과 함께 시내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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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관의 안마당에 내려가 이것저것 더 둘러보고 싶지만
비행기 시간이 다되어 발길을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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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한 사람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 놓은 정원에
말없이 물을 주고 있는 또 한 사람

사람은 모두 하나의 소우주인데, 딛고 선 한뼘 땅 위의 현실은 모두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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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너무나 비슷해서 친근하기 그지없는 타이베이 시내를 지나갑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버스에서 바라본 타이베이 101빌딩(타이베이국제금융센터/台北國際金融大樓)


타이베이 101빌딩(타이베이국제금융센터)는 지상 101층, 지하 5층, 총 508미터로
아랍에미리트(UAE)의 버즈 두바이(Burj Dubai)가 시공되긴 전까지 세계 최고높이의 건축물로 칭송받았습니다.
하지만 현재 삼성물산이 시공하고 있는 버즈 두바이가 2008년 1월1일. 157층(600m)를 기록하는 등
세계 최고높이 기록을 계속 갱신하면서 '세계 최고높이의 건축물'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세계적인 건축가 리쭈웬(李祖原)이 설계한 타이베이 101빌딩은
전체적으로 만개한 꽃이 첩첩이 포개어진 형상 혹은 하늘을 향해 뻗어나가는 죽순의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둥글고 가운데가 네모진 중국의 옛 은괴 모양으로 각 층을 올리고, 8층씩 묶어 다시 총 8개의 층으로 올렸는데
이는 '8' 이라는 숫자가 중화문화에서 성장, 번영등을 의미하는 한자 '發' 과 발음이 같은 길한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건물의 꼭대기에는 열쇠 모양의 탑을 얹어 놓았는데, 돈이 들어와서 다시 못나가도록 열쇠로 잠근다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바빌론의 바벨탑처럼, 물신(돈)에 대한 인간의 욕망이 고도로 집약된 건축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높이 이외에도 유명한 것이 초고속 엘레베이터인데,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엘리베이터로 공식 인정받고 있습니다.
각종 매체에서 '총알 엘리베이터'로 보도되었던 101빌딩의 엘리베이터 속도는 무려 '분속 1, 010m'로
5층 매표소부터 89층 전망대까지 올라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37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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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만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와 총통 선거에서 중국 국민당이 승리한 뒤, 새로 취임한 마잉주(馬英九) 총통은
대만에서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의 정명(正名) 정책을 백지화하는 복명(復名) 정책을 본격화
하고 있습니다.

우선 공공기관에 붙여진 ‘대만’이라는 명칭 대신 ‘중화', '중국’으로의 복명을 추진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현재 타오위안(桃園) 국제공항으로 불리고 있는 이 공항도 다시 중정(中正) 국제공항으로 바뀔 것이라고 합니다.

다음에 다시 찾아올 때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엄홍길 대장과 함께 한 대만 옥산 트레킹' 4박 5일의 여정은 갈무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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