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하고 황량한 킬리만자로 [Trek 10 키보 산장-호롬보 산장]


풀 한포기 자라지 못하고 잿빛의 돌과 모래만이 전부인 세상...
킬리만자로 키보산장에서 호롬보 산장 가는 길은 그렇게 적막하고 황량하다.


적막하고 단조로운 길에 변화무쌍한 구름이 생기를 불어준다.
저 구름마저 없었다면, 시간이 멈춘 곳에 서 있다는 착각이 일었을 것이다.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려고 안달하지만, 자연속에서 인간은 한 점에 불과하다.


인간의 흔적은 자연에 한 줄의 선으로만 남는다.


킬리만자로는 인간의 몸부림을 그저 묵묵히 바라본다.


새끼를 품은 어미처럼, 따스하게 바라본다.


과묵한 지상을 바라보고 있는 하늘은 왜 그러냐는 듯 요란법석하다.


이리 틀고 저리 휘어틀고, 하늘의 구름은 자유롭다.


호롬보 산장이 가까워지니
키네시오 킬리만자리 군락이 보이기 시작한다.


새벽부터 오후 다섯시까지, 길었던 하루의 종착지, 호롬보 산장이 시야에 들어온다.
잠보, 호롬보!


호롬보 산장에서 방을 배정받고 하늘은 바라보니, 석양이 시나브로 하늘을 물들이고 있다.


석양을 따라 커다란 새 한마리가 날아간다.


한 사내, 새를 따라가고 싶은 듯 마냥 바라본다.


길고 고되었던, 하지만 황홀했던 하루가 해와 함께 기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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