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 구름 위의 산책 [Trek 9 우후루 피크-키보 산장]


우후루 피크를 향해 올라갈 때는 보지 못했던
하늘과 구름이

뒤돌아 서니 보인다


이른 아침의 신선한 바람을 타고 구름이 파도처럼 넘실거리고


한켠에서는 뭉게구름이 히말라야처럼 거대한 산군을 이루며 솟아 있다 


마웬지(Mawenzi, 5149m)는 구름을 병품삼아 장엄한 자태를 빛내고


킬리만자로의 만년 빙하도 뒤질 세라 한 자리를 맡아
구름 위의 산책을 더욱 아름답게 한다


이들로 인해, 이 길을 걷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과 구름을 벗하고 쉬엄쉬엄 걷다보니, 길만스 포인트에 다다른다


길만스 포인트에서 발 아래 드리워진 구름의 향연을 만끽하며 쉬어간다



풍광에 취해 한량마냥 늘어져 있으니
동행한 친구가 이제 그만 내려가자고 손짓한다


길만스 포인트부터 키보 산장까지는
돌무더기와 화산재로 된 가파른 내리막길이 계속된다


마땅히 쉴 곳이 없으므로, 엉덩이를 깔면 그 곳이 바로 쉼터이다


화산재에서는 길을 따라 가는 것보다
스키를 타듯 직선으로 내달리는 것이 더 재미나다 ^^


한창을 내달리다 위를 올려다 본다
아이고야, 우리가 어떻게 이 가파른 길을 올라갔데?!


서양인 최초로 킬리만자로 정상을 올랐던 '한스 마이어'가 숙박했던 동굴이라고 한다
동굴이라고 하기엔 작지만, 하늘을 가리고 자리를 펼 공간은 넉넉하다

가이드 어커스틴이 마지막 사람을 기다린다며 드러눕는다
같이 옆에 누워 쉬고싶은 마음 굴뚝 같지만, 가이드로서 해야 할 일이 있기에 숨만 돌리고 내려간다
 


하산을 시작 한 지 세 시간 만에 키보 산장에 도착
킬리만자로 정상에 올라갔던 사람들이 아직 내려오지 않아 한산하다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다시 호롬보 산장을 가기 위해 짐을 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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