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에서 자유를 얻다 [Trek 8 스텔라 포인트-우후루 피크]


스텔라 포인트를 지나 스와힐리어로 '자유'를 뜻하는 우후루(Uhuru)를 향해 간다.
우후루는 킬리만자로의 정상으로 곧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높은 곳인데, 굳이 '자유'라고 명명한 까닭은 무엇일까?


아침 햇살이 고독한 대지를 따스하게 어루만진다.


따스한 빛이 있기에 고되고 외로운 길이 고독하지 아니하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서 순백의 만년 빙하를 만나는 감동
상상이 되십니까? 


수 만년의 시간과 태양, 바람, 물이 빚어낸 대자연의 걸작


순백의 백치미


신만이 빚어낼 수 있는 공간, 이 시간을 걷는 나그네는 행복하다.


비록 숨이 목까지 차오르고 두 발은 돌덩이처럼 무겁더라도 말이다.


킬리만자로의 만년 빙하가 지구 온난화로 인해 25년 안에 사라진다는 유엔 환경계획(UNEP)의 발표가 있었다. 


킬리만자로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만년 빙하가 인간의 욕망과 무지로 인해 곧 사라진다는 사실이 가슴아프고, 아프다.


언제 또 올지 모르는데, 이번이 만년 빙하를 마지막으로 보는 것은 아닐런지...
걸음을 멈추고 하염없이 바라본다.


뇌리 깊은 곳에 각인하고 싶은 욕심으로 바라보는 것일런지 모르겠다.


인간의 욕망, 나의 욕심, 법정 스님의 '버리고 떠나기'...


고소증세로 머리가 띵하고 묵직한데 세 가지 말이 머릿속을 쳇바퀴 돌듯 돌고 돈다.


드디어 킬리만자로의 정상, 우후루 피크가 손에 닿을 듯 보인다.
우후루(Uhuru)는 '자유'를 의미한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자신이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지점에 '자유'라고 이름 붙였다.


왜? 같이 가는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물으니, 오래전부터 그렇게 불러왔고 자신들도 까닭을 모른다고 한다.
저 만년 빙하는 알고 있을까?


'UHURU PEAK TANZANIA 5985M AMSL'
아프리카 대륙에서 제일 높은 곳, 자유의 봉우리에서 자유를 생각한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그리스인 조르바'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자신의 묘비에 새기라고 마지막으로 남긴 말로
욕심으로부터의 해탈, 앎으로 인한 공포로부터의 해방, 그것이 자유라고 말한다.


고래의 현자들이 자유를 정의한 말 중에 이 말이 가장 가슴 깊이 와닿는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음으로 자유를 얻는다!


광대하고 경이로운 자연앞에서 욕심도, 무지도, 모든 것이 무장해제 당한 이 순간
'자유를 얻었다!'라고 감히 외쳐본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