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est #02 티베트 라마불교는 그들의 삶의 한조각


장엄한 히말라야의 위용을 느끼게 하는 산, 쿠숨 캉그루(Kusum Kangru, 6367m)
쿠숨 캉그루 북벽은 콩데 북벽과 더불어 에베레스트 쿰부지역에서 가장 오르기 힘든 트레킹 피크로 손꼽힌다.
 
트레킹 피크란, 해발고도가 5,500m에서 6,600m에 이르는 봉우리로서, 사전에 치밀한 준비가 필요한 이른바 대원정대와 달리
소수 인원으로 알파인 스타일의 경량등반으로 시도해 볼 수 있는 산을 말한다.

타로 코시(Tharo Kosi, 2510m) → 가트(Ghat, 2590m) → 팍딩(Phakding, 2610m) : 1시간 30분
타로 코시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 오르막을 조금 오르면 가트에 다다른다. 길은 밭과 마을을 가로지르며 이어지는데 마을의 끝자락에 마니석(티베트 불교경전을 새긴 돌)과 쵸르텐(불탑)이 있다. 그 사이로 룽다(깃발)이 바람에 펄럭이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다. 이후 듁 코시를 왼편으로 끼고 완만한 숲길을 따라가면 팩딩에 도착한다. 팩딩은 롯지가 25개 넘게 있는 큰 마을로, 대부분의 트레커가 이곳에서 에베레스트 쿰부의 첫날밤을 보낸다.


에베레스트 쿰부 트렉을 하다보면 가장 많이 마주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마니석(Manni)이다.
마을 어귀나 끄트머리에는 마니석 또는 쵸르텐이 어김없이 서 있다.

티베트 불교의 전통에 따라 마니석이나 쵸르텐은 항상 시계방향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제 몸만한, 혹은 제 몸보다 큰 짐을 머리에 이고 가는 포터들도 수없이 스쳐지나가게 된다.
'힘들게 사는구나, 가난이 문제야' 라는 하릴없는 동정보다, "나마스떼" 따스한 인사 한마디가 그들에게 힘이 되어준다.


마니석과 쵸르텐이 줄지어 서있고, 룽다가 바람에 펄럭이는 가트(Ghat) 마을의 끄트머리는
티베트 라마불교를 단번에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이 곳을 지날때마다 마음이 평화롭고 경건해진다.


티베트 불교를 믿는 사람들은 룽다가 바람에 펄럭이는 소리를, 바람이 경전을 읽고 가는 소리라고 믿는다.
 
장대에 불교 경전이 빼곡하게 쓰인 오색 깃발(룽다)를 매달아 놓으면,
'경전에 담긴 진리가 바람을 타고 세상에 퍼져 중생들을 해탈한다'는 믿음이 담겨져 있다.
 


마니차는 불교 경구를 새겨 놓은 경통으로, 티베트 불교의 신앙도구이다.
손으로 가볍게 돌릴 수 있는 휴대용 마니차부터 높이가 3m에 달하는 것까지 크기가 다양하다.

문자를 읽을 수 없어서 경전을 읽을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만들어졌는데,
경통을 돌리는 것만으로 불교 경전를 읽는 것과 같은 효력이 있다고 믿으며, 마니차를 돌린다.
 


마니석은 돌판에 '옴 마니 반메 훔' 이라는 티베트어의 육자진언을 새겨 넣은 것으로,
 돌판에 육자진언을 직접 새기고 탑처럼 쌓아서, 그 주변을 탑돌이하며 수행한다.


옴 마니 반메 훔(산스크리트어) 혹은 옴 마니 파드메 훔은 불교의 천수경에 나오는 관세음보살의 진언이다.
대승불교의 경전인 '육자대명왕다라니경'(六字大明王陀羅尼經) 및 '불설대승장엄보왕경'(佛説大乘莊嚴寶王經) 등에서는,
이 진언을 부르면, 여러가지 재앙이나 병환, 도적 등의 재난에서 관세음보살이 지켜주고,
성불을 하거나 큰 자비를 얻는다고 주장하며, 이 주문의 효과가 적혀있다.

말 뜻은 '옴, 연꽃속에 있는 보석이여, 훔'으로서, 관세음보살을 부르는 주문이다.
사람들은 그 뜻과 상관없이 많이 외우기만 하면, 그 자체로 영험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쵸르텐은 곰파(불교 사원)이나 마을 어귀에 세워져 있는 흰색의 불탑으로,
탑 안에 수호신의 의미로 부처를 모시며, 매일 아침, 저녁으로 탑돌이를 하며 불공을 드리고 소망을 기도한다.


마지막 마니석을 지나서, 듁 코시(우윳빛 강)을 따라 숲길로 들어간다.


동행한 KBS 군산방송국의 촬영감독님은 더 좋은 구도를 찾아 언덕으로, 강바닥으로 내내 분주하다.


이제는 찾는 사람이 하 많아서인지, 지나가는 우리를 무심코 내어본다.


네팔 최대의 항공사, 예띠항공(Yeti Airline)이 체인으로 운영하는 롯지가 팍딩의 어귀에 있다.
리조트 분위기가 살풋 나고 깔끔하긴 하지만, 난방이 안되는 등 일반 롯지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데, 하룻밤에 120달러가 넘는다.


돌계단을 따라서 팍딩(Pakding)에 들어선다.


팍딩은 에베레스트 쿰부를 찾는 대부분의 트레커가 첫 밤을 묵는 곳으로,
트랙이 개방되고 널리 알려지면서, 롯지와 시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이 근방에서 가장 큰 마을이 되었다.


길거리에서 체스를 두고 있는 두 사내와 사지를 늘어뜨리고 꿈속을 헤메는 견공.
이네들의 느릿한 삶의 단면이다.

 
우윳빛 강이 휘감아 돌아가는 마을의 끝자락
 


롯지에서 점심식사 겸 쉬어가는데, 하늘에서 빗방울이 나리기 시작한다.  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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