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여행 #03 길거리에서 귀지 파주는 사내


한 사내, 가느다란 요철 하나 쥐고 컴컴한 동굴을 헤매인다.

한 사내, 누런 것을 캐어 밖으로 나온다.
입가가 살짝 올라간 채, 눈을 비빈 사내는 다시 동굴로 들어간다.
적막한 동굴에 사르륵, 사르륵, 발자욱 소리가 울려 퍼진다.

마침내, 수리야로 누런 것을 모두 캐어낸 사내는 '앗차?'라고 나즈막히 묻는다.

사내의 손바닥에서 실바람에 날려가는 누런 것,
그것은 사금(砂金)이다. 빵 한 조각, 짜이 한 잔과 바꿀 수 있는 사금.

다시, 한 사내는 아비처럼, 할배처럼, 할배의 할배처럼,
사금을 찾아 거리를 서성인다.


-  '수리야'는 '태양', '앗차'는 '좋아', '짜이'는 '차'라는 의미의 힌디어입니다. -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