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의 품속으로 뽈레뽈레! [Trek 1 : 마랑구 게이트-만다라 산장]


킬리만자로의 마랑구 루트(Marangu Route)는 '코카콜라 루트(Coca-Cola Route)' 라고도 불리우며
킬리만자로에 있는 6개의 트레킹 루트 중 가장 많은 트레커가 찾고 있는 길입니다.

마랑구 루트는 다른 루트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오르내림이 덜하고, - 그에 따라 길과 풍경이 다소 단조로운 단점이 있습니다 -  
킬리만자로 공원내에서 유일하게 산장시설이 갖추어져 있어서 가장 편하게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루트입니다.


마랑구 루트로는 대부분의 트레커가 아래와 같은 6일간의 여정으로 트레킹을 합니다.

1일차, 마랑구 게이트(Marangu Gate, 1970m) - 만다라 산장(Mandara Hut, 2720m) / 약 8.2km, 3~4시간 소요
2일차, 만다라 산장(Mandara Hut, 2720m) - 호롬보 산장(Horombo Hut, 3720m) / 약 11.7km, 6~7시간 소요
3일차, 호롬보 산장 - 고소적응을 위한 휴식일
4일차, 호롬보 산장(Horombo Hut, 3720m) - 키보 산장(Kibo Hut, 4700m) / 약 10.1km, 7~8시간 소요
5일차, 키보 산장 - 우후루 피크(Uhuru Peak, 5895m) - 키보 산장 - 호롬보 산장 / 상행 6km+하행 16km, 상행 8시간+하행 5시간
6일차, 호롬보 산장 - 만다라 산장 - 마랑구 게이트 / 약 20km, 5~6시간 소요

5일차에 킬리만자로의 정상, 우후루 피크를 가는 날이 장난아니지요?
40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22km를 걸어야 하며, 그 시간 또한 13~15시간이 걸립니다.
이 역경과 고난을 이겨낸 사람만이 '자유'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우후루'는 '자유'를 뜻하는 스와힐리어입니다.-

3일차에 휴식을 취하지 않고 키보 산장으로 바로 올라가면 5일간의 여정도 가능하지만, 휴식일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호롬보 산장에서 충분히 고소적응을 하며 쉬어야, 정상을 밟을 가능성이 훨 높아집니다. ^^

마랑구 게이트부터 정상인 우후루 피크까지는 편도 36km, 왕복 72km입니다.
산술적으로 계산을 하면 하루에 평균 14.4km 정도를 걸어야 합니다.



뽈레뽈레(Pole Pole)는 '천천히, 천천히' 라는 뜻을 가진 스와힐리어입니다.
얼핏 들으면 '빨리빨리'처럼 들리는데, 정반대의 의미를 갖고 있는게 재미나지요? ^^

삭막한 도시에서 벗어나 더없이 순수한 자연을 대하면서 급한 성격에 빨리 지나쳐가는 것처럼 어리석은 짓은 없습니다.
맑은 공기를 한껏 마시고, 때묻지 않은 자연을 접할 기회가 우리에게 얼마나 있습니까?

해외트레킹 뿐만 아니라 국내의 산을 갈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명심하세요. 산행은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천천히, 느리게 걷는 것입니다.

자, 이제 킬리만자로의 품속으로 들어갑니다.
'뽈레뽈레'를 잊지 마시고, 느린 걸음으로 따라오시길 바랍니다. ^^* 





마랑구게이트에서 만다라 산장까지는 열대우림이 펼쳐져 있습니다.
울창한 숲, 이름을 알 수 없는 거목 사이를 걸어가니, 마치 산림욕을 하는 듯합니다.



아주 간간이, 거리를 알려주는 표지판이 있습니다. 이제 1km 남짓 왔네요. ㅎㅎ;



숲에 긴꼬리 원숭이과인 콜로부스(Colobus Monkey)를 비롯해서 많은 원숭이가 살고 있다고 해서
나무 위를 종종 쳐다보는데, 종체 보이질 않습니다. ^^;
 



나무 사이로 햇빛이 비집고 들어와, 시시각각 다른 숲이 됩니다.
 



건기라서 수량이 많지는 않지만, 계곡에 물도 졸졸 흐릅니다.



다른 산과는 달리 짐을 메고 가는 포터들이 보이지 않지요?
마랑구 게이트에서 만다라 산장 직전까지는 트레커와 포터를 위한 길이 따로 있습니다.



마랑구 게이트에서 출발한지 한 시간 반이 흐르니, 런치 포인트에 다다릅니다.
다리를 건너서 오른쪽으로 가면



요렇게 쉬어갈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늘에 앉아 준비해온 도시락을 까먹습니다. 빵, 환타, 바나나, 쿠키 등 도시락이 신통치는 않습니다. ^^;

왼쪽에 보이는 흙길이 바로 포터를 위한 길인데, 서너명이 삽을 들고 보수하고 있습니다.



트레커의 길에는 가이드(짐 멘 친구)와 트레커만 갈 수 있고, 포터의 길에는 포터만 갈 수 있습니다.
왜 이렇게 구분을 해놓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길이 한산해서 좋습니다.



만다라 산장까지는 이렇게 돌과 흙이 어우러진, 부드러운 길이 이어집니다.



나무들이 휘어지고 꺾어지고, 마치 패션쇼처럼 제 나름의 개성을 뽑냅니다.






시나브로 고도가 올라가면서 나무사이로 하늘이 열리기 시작합니다.
  


더불어 나무들의 키도 눈에 띄게 작아집니다.



이 다리만 건너면, 오늘의 목적지 만다라 산장입니다. 아싸~아 ^^



마랑구 게이트에서 출발한 지, 3시간 30분여 만에 만다라 산장(Mandara Hut, 2720m)에 도착합니다.



만다라 산장은 A형으로 지은 각 건물에 6~8명이 숙박할 수 있고, 총 60명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태양열을 이용한 전기가 들어오고, 계곡의 물을 끌어와서 식수로 사용합니다.
식당과 주방, 수세식 화장실이 따로 있습니다.



각 방에서는 취사 및 식사를 할 수 없고, 중앙에 있는 이 식당에서만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트레커가 많을 경우 식사시간을 서로 조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다라 산장을 비롯한 각 산장에 도착하면 리셉션에서 인적사항을 적고 신고를 해야합니다.
산장 관리인이 인원과 성비에 따라 방배정을 하고, 열쇠를 나누어줍니다.
 


고된 하루일을 마친 포터들이 햇볕을 쐬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눕니다.



바스락, 바스락... 풀숲에서 소리가 나서 바라보니 원숭이 한마리가 마실 나왔습니다.
그런데 요넘이 어찌나 눈치가 빠르고 날랜지!



결국 뒷모습 한 장 건졌습니다. 통통한 뒷태가 참 귀엽지 않나요? ^^



해가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사라지고, 우리의 보람찬 하루도 저물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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