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자니의 울창한 열대우림을 지나 세나루로 고고씽~! [Trek 5 몬도칸 말로칵-세나루]


열 여섯 시간의 대장정으로 인해 눕자마자 곯아떨어졌다가 눈을 뜨니
어느새 하늘은 맑고 푸르게 열려 있다.



날이 어두워진 후에 몬도칸 말로칵(Mondokan Malokak, 2000m)캠프에 들어와서 주변을 못보았는데
양철지붕을 얹은 정자 비스무리 한 것은 어김없이 있다. 휴식터의 실존을 증명하려는 듯이...



일행들도 깨어 여유롭게 아침을 맞는다.
린자니 국립공원에는 산장이나 롯지가 없어서, 2박 3일간 텐트 캠핑을 해야만 한다.



트레킹 가이드를 비롯한 포터 등 현지 스텝들은 객(客)의 식사가 끝난 후에야 식사를 한다.
우리처럼 쌀이 주식인데, 접시에 쌀밥과 약간의 야채를 얹고 손으로 버무려서 먹는다.

나무장작을 때워서 불을 지피기 때문에 저렇게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난다.



끼엑끼엑, 끽, 끽... 이상한 소리가 들려 나무를 쳐다보니
원숭이들이 아침부터 나무 사이를 오가며 곡예를 펼치고 있다.



곡예를 부리고 있는 것을 찍고 싶었으나, 워낙 재빨라서 다소곳이 앉아 있는 넘들만... ^^;
롬복 섬에는 린자니 국립공원 외에도 '원숭이 숲(Monkey Forest)'라고 불리우는 고갯마루가 있을 정도로 원숭이가 많다.



캠핑했던 자리의 쓰레기들을 말끔하게 치우고, 린자니 트레킹의 종착지 세나루(Senaru)로 향한다.
포터들도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발걸음이 가볍고 더 날래다.



울창한 열대우림을 한시간 정도 내려가니
제 2 휴게소 몬통 사따스(Pos 2 Rest Area Montong Satas, 1500m)에 도착한다.



밑으로 내려갈수록 숲은 더욱 울창해져서 거목들이 눈에 많이 띈다.
프라부(Prabu), 박간(Bakan), 두리난(Durenan), 니아르(Niar), 세스(Saes), 탕고난(Tangonan), 포안(Poan), 방코(Banko)….
나무마다 이름표를 달아놓았는데, 인도네시아 이름으로 표기해 놓아서 무슨 나무인지는 통 알 수가 없다. ^^;



울창한 나무들이 종종 하늘을 완전히 감추어버린다.
나무 그늘 하나없이 땡볕을 걸었던 지난 이틀에 비하면 지상낙원이다.



린자니 국립공원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삔뚜 세나루(Pintu Senaru)

이제 다 내려왔구나, 했으나...



오솔길이 계속 이어진다. ^^;



속세가 가까워지니 산자락에 터를 잡고 사는 사람들과 견공이 보이기 시작한다.
풀에 돼지기름이라도 발라놓았는지, 견공이 킁킁대며 꼬리를 흔든다.



나무가 울창해서 그늘임에도 불구하고, 여자분들은 무장을 해제하지 않는다.
(나도 좀 그래야 하는데, 귀차니즘때문에 썬크림도 제대로 바르지 않으니 피부가 항상 시커멓고 드럽다. ^^;)



아싸~ 커다란 문! 요거이 마지막이겠지?!



몬도칸 말로칵에서 출발한 지 세시간 만에 린자니 트렉 센터(Rinjani Trek Centre, 601m)에 도착한다.
트렉 센터에서 하산신고를 하고, 건물 안에서 머리를 감고 땀을 씻는다.



즐겁고 편안한 트레킹을 위해 애써준 우리의 스텝들
포터들은 기다란 죽통을 하나씩 들고 있다. 이 죽통은 이네들에겐 소중한, 하나뿐인 밥벌이 수단이다.

"수고 많이 하셨고, 감사합니다!"



뒤쳐진 일행들을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둘러본다.

옛 시절에(지금도 있겠지만) 농가에서 벼를 타작하기 전에 마당에 널어서 말리듯이, 이네들도 똑같이 한다. 
사는 곳은 달라도, 사람 사는 건 어디나 비슷한 모양이다. ^^



버스를 타고 롬복 마따람 공항으로 향하다가 길가의 시장에 들른다.
짙은 초록빛의 바나나, 때깔만 보면 저걸 어떻게 먹을까 싶지만, 싱싱하고 달콤하다.



학교를 마친 학생들이 트럭에 한무더기 올라타서 가고 있다.
인산인해(人山人海)의 사람 산이 바로 이런 것이던가!?



물. 샐. 틈. 없. 이. 빈 곳을 잘 찾아서 메달려 간다.
타인이 보기엔 위태로워 보이는데, 이네들의 표정은 마냥 밝고 즐거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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